갤러리 본문 영역
우성아 나는 사실 너 보내기 싫었어앱에서 작성
ㅇㅇ
24-03-03 17:14
니가 내 옆에 없는게 싫어 니가 한국 리그 뛰었으면 좋겠어 내 눈 안에 있었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 안 만났으면 좋겠어 너를 안 뺏겼으면 좋겠어 그게 니 커리어를 망친다는 것도 알아 니가 여기 있기 싫어하고 나가고 싶어하는 것도 알아 근데 나는 니가 그랬으면 좋겠어 나가서 나 말고 다른 선수들이랑 안 있었으면 좋겠어 나 좋은 말로 니가 거기서 좌절감 느낄까 봐 마음 아프다고 이타적으로 말할 수도 있어 근데 지금 내 마음에는 그게 안 솔직한 말 같아 나는 그냥 니가 여기 있었으면 좋겠어 니 커리어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아님 나도 그냥 미국에서 태어났었으면 좋겠어 니가 이런 내 모습 뭐라고 생각할까 무서워 나는 한번도 너한테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이 없어 아니 내가 이런 거 표현한 적이나 있는지 모르겠어 티 났다면 미안하다 그런데 티가 났다 해도 니가 딱히 내 말을 듣지 않긴 했겠지 우성아 나는 너를 보내줘야만 했어 나는 니가 다음 주장이 될 줄 알았어 선배들한테 받은 일지들 다 너 주려고 정리했어 넌 한번도 본적 없을거야 근데 감독님이 너 자퇴한다고 해서 난 만우절인 줄 알았어 단 한번도 이런 말을 해본적이 없어 나는 네가 가서 잘 해야 되는데 잘 못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했어 내 생각 했으면 좋겠다 나를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역시 나한텐 그 형이 준 공이 제일 좋았다 그런 생각 했으면 좋겠어 난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 전하는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어 이딴 감정 안 느꼈으면 좋겠어 니가 놀랄 것 같아 나를 싫어할 것 같아 그리고 결국 이렇게 됐다.
정우성이 그렇게 떠난 지 7년, 그 사이 정우성은 두 차례의 국가대표 소집을 제외하면 한국에 들어온 적이 없었고, 한 번의 약혼과 한 번의 파혼을 했다. 지금 제 앞에 앉아, 사귀어 온 세월에 비해 너무나 처음 듣는 넋두리를 하는 남자와 함께, 바로 어제 저녁에.
나 미국 가는거 응원한다면서요.
항상 어른스러웠잖아요, 형은.
그래서.... 난 형이 괜찮은 줄 알았어요.
이명헌은 술잔에 술을 가득 따랐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한동안 창문 밖 야경만 바라보았다.
우성명헌
추천 비추천
4
0
댓글 영역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