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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루 ㅇㅇ화 같은 약초가 있는데 부작용도 있는 게 보고싶다1 ㅅㅍㅈㅇ앱에서 작성
ㅇㅇ
23-12-05 21:37
망천화처럼 이연화 해독할 수 있는 약초가 있는데, 형질을 바꾸는 부작용이 있어서 떨떠름해하는 이연화와 그런 게 뭐가 중하냐 하는 주변사람들이 우당탕하는 게 보고싶다
본편 이후 시점으로 ㅅㅍㅈㅇ 다병연화 비성연화
"화봉초?"
천기산장에서 차를 마시던 이연화가 지극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물었다. 방다병의 눈이 별을 응축시킨 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맞아. 너도 알다시피, 내가 세상 천지에 사람을 풀어서 또 다른 망천화의 행방을 찾고 있었는데!"
"방다병, 망천화는 그렇게 여러 송이 찾을 수 없는 꽃이니 인력을 낭비하지 말라고 전에도-."
"한 오지 마을에서 아주 신비로운 풀이 자란다는 정보를 입수한 거야. 어쨌든 영험해 보이는 약초가 있으면 모두 보고하라고 했거든."
"너 언젠가부터 아주 사부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네...."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해봤는데, 그건 망천화처럼 만독을 해독하고 진기를 살려주는 효험이 있대!"
방다병이 주먹을 불끈 쥐며 언성을 높였다. 보송보송한 뺨이 붉게 물들었다. 희망차다 못해 흥분한 모습이었으나, 이연화는 회의적인 눈으로 혀를 차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방다병, 방다병. 네가 이런 말을 한 게 오늘이 처음은 아니잖아. 영험한 약초야 세상에 많지,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달라! 이미 관하봉에게 확인도 했어. 혹시 몰라 금원맹에도 약초 일부를 보내 봤는데, 약마가 효험이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니까? 다만 강대한 내력을 가진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거라고 해서, 적비성도 이쪽으로 오고 있어."
"잠깐, 잠깐. 방소보, 일을 얼마나 크게 만든 거야? 됐어. 난 이런 일 때문이 아니라, 네 이모와 전 형의 결혼 소식 때문에 겨울에 힘들게 이곳으로 온 거라고. 그냥 조용히 평화롭게 두 사람을 축하하면서, 좋은 술이나 마시다가 떠나게 해주면 안 되겠어?"
이연화가 대놓고 심드렁한 태도를 취하며 손을 내저었다. 방다병의 입이 댓 발쯤 튀어나왔다. 벽차지독의 해독에 대한 화제가 나올 때마다, 이제 소협이라기에 너무 장성해버린 청년은 늘 그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연화도 어쩔 수 없는 문제였다. 자신이 괜히 관심을 갖거나 기대하는 모습을 보일수록, 눈앞의 하나뿐인 제자는 실망스러운 결과에 더욱 낙담하고 좌절할 터였다. 이연화는 양팔을 가볍게 벌려 보이며 말했다.
"난 괜찮아, 진짜라니까. 이젠 밖에서 칼 휘두를 일도 없고, 살살 여행만 하며 다니는데 뭘. 네가 가끔씩 양주만으로 내력도 넣어주고 있잖아. 무리하지만 않으면 그리 쉽게 객사할 일 없어. 난 이대로도 충분하니, 너도 그 일에는 그만 신경 써."
충분히 합리적인 이야기였다(적어도 이연화의 입장에서는 그랬다). 전과 같은 무위를 펼칠 수 없을지언정, 별다른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었다. 그는 이미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 해야 할 일을 모두 마친 사람이었다. 제자의 심법에 기대어 가늘고 길게 연명하는 삶이 때로는 위태로웠지만, 그렇다고 바꾸고 싶다 절실히 생각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방다병은 전혀 그 말에 동조하지 못한 얼굴로 대꾸했다.
"밖에서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어찌 알아? 이상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언제 어떤 사람이 널 노릴지 몰라. 사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항상 옆에 붙어있고 싶은데-."
"최근 네 유람 내용을 들어보면, 오히려 너랑 붙어있는 게 더 위험할 것 같던데. 방 대협, 요새 소문이 자자하던걸. 상이태검의 유일한 후계자다워. 최근에는 만인첩 5위의 실력자를 이겼다며?"
이연화가 피식 웃으며 찻잔을 들었다. 방다병의 행보는 강호의 큰 화제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림 초출의 풋내기였던 남자는, 단고도와의 전투가 끝난 이후 만인첩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무인이 되었다. 세상 곳곳을 누비며, 그는 똑똑한 머리와 빼어난 무공으로 억울한 사람들을 돕고 죄인을 단죄했다. 청년은 때로는 형탐이었고, 때로는 그저 무림인이었다. 꽤 굵직한 싸움을 몇 차례 거듭하며 고수들을 이긴 덕으로, 최근에는 솜씨를 겨뤄보자며 먼저 방다병을 찾는 이들도 생겼다. 방다병의 뺨이 살짝 붉어졌다.
"그냥, 사람들을 좀 도와줬을 뿐이야. 가끔은 그 대가로 약초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했고. 그래서, 그 화봉초 말이야."
"아, 열심히 화제를 돌렸는데."
이연화가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며 투덜거렸다. 방다병이 쯧 소리를 냈다.
"중얼거려도 다 들리거든. 어쨌든! 이 화봉초를 한 번 이용해 보자. 네가 거절하면 이 한겨울에 약초를 구해 온 우리 천기산장 사람들과, 이 한겨울에 여기까지 힘들여 오는 적비성에게 너무 미안하잖아. 아무리 너라도 그렇게 예의 없고 배은망덕한 일을 하진 않겠지."
"천기산장 사람들은 몰라도 적비성한테는 안 미안해. 그 친구는 나한테 다시 싸우자 조를 생각으로 가득하다고. 결국 자기 욕망을 위해 오는 거라니까. 그나저나 그 녀석은 언제 출발했다는 거야? 도착하기 전에 가고 싶은데-."
"그거 유감이군."
전혀 유감스럽게 여기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연화는 그만 흰 털옷에 묻혀 사라지고픈 심정으로 끙 소리를 냈다. 강인한 인상의 남자가 한겨울의 바람과 함께 방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썩 좋지 못한 시선을 보내며 털옷을 꼭꼭 여미자, 방다병이 화로를 한 번 뒤적여 불을 살리며 적비성에게 인사했다.
"아비, 와줘서 고마워."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와야지."
"뭘 당연히 와야 해? 문이나 닫아, 적 맹주. 추워."
이연화가 퉁명스럽게 건네자, 코웃음을 친 적비성이 돌아보지도 않고 손짓했다. 그 손에서 뿜어진 내력이 문을 탁 닫았다. 성큼성큼 걸어온 남자가 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작은 환이 두 개 들어 있었다. 방다병의 얼굴이 환해졌다.
"생각보다 빨리 됐네! 더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약마가 애를 썼다."
비록 자신의 목숨을 위협한 독을 만든 인간이지만, 이연화는 이 순간 그 노인을 조금 동정했다. 약마가 스스로의 의지와 동기로 '애를 썼을' 리는 만무했다. 환을 손에 든 적비성이 이연화를 돌아보았다.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 거라고는 했지만, 실보다는 득이 훨씬 크니 너도 동의했겠지. 먹어라."
"부작용? 잠깐, 이건 무슨 소리야?"
양손을 방패처럼 든 채, 이연화가 덫의 기척 앞에서 귀를 바짝 세운 여우처럼 물었다. 방다병의 입이 동그랗게 벌어졌다. 청년은 갑자기 확신을 조금 잃은 사람처럼 머리를 긁적이며 더듬거렸다.
"아, 그게...안 그래도 말하려고 했어. 음. 그게, 화봉초는 아주 영험한 약초인데, 한 가지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댔어."
"그래서 그게 뭔데."
"사람의, 그...걸 바꿀 수도 있대."
"그거? 그게 뭔데? 확실히 말해, 방소보. 목소리? 눈 색? 머리카락? 체격?"
"형질...?"
방다병이 애매한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이연화의 눈과 입이 둥그렇게 벌어졌다. 그는 방다병과 적비성을 번갈아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형질을 바꿔? 그럼 뭐, 양인이 쓰면 음인이 되고 음인이 쓰면 양인이 되고, 그런 거야?"
"꼭 그런 건 아니라고 했는데...."
"8할 정도의 확률로 그렇다고 했다."
"8할이면 엄청 높잖아!"
적비성이 칼같이 전한 사실에, 이연화가 언성을 높였다. 방다병이 슷 소리를 내며 적비성을 돌아보았다. "그런 식으로 알려줄 필요는 없잖아!" 적비성이 짜증스러운 한숨을 참는 얼굴로 이연화를 향했다.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2할 정도는." "지금 다르게 말한다고 뭐가 달라져?" 툴툴거리는 방다병의 앞에서, 이연화는 재차 헛웃음을 뱉었다.
"저기, 나 엄청 그 성질이 약해지긴 했지만 어쨌든 양인이거든."
"안다. 그래서?"
"그래서라니, 지금 해독하고 내력을 회복하는 대신 음인이 되라는 얘기잖아."
"8할 정도의 확률이지만, 맞다. 그래서?"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무뚝뚝한 적비성을 향해, 이연화는 거대한 벽을 마주한 기분으로 살짝 입을 벌렸다. 상대가 철면피라는 사실쯤은 10년 전부터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유독 새삼스러웠다. 어이가 없어 벌어졌던 입에서 이내 속사포 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이연화는 드물게도 격렬한 손짓을 곁들여 외쳤다.
"그래서라니, 이게 그렇게 머리 모양 바꾸는 것처럼 이야기할 일이야? 형질은 그렇게 단순한 게 아냐. 한 인간의 근본을 뒤바꾸는 일이란 말이야. 밭에 새로 뿌릴 씨앗 정하는 것처럼 제안할 게 아니지, 적 맹주! 난 이런 물건이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들었는데, 다짜고짜 정제까지 끝난 환을 가져와서 '먹어라' 하면 어떡해? 내가 거절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해본 거야?"
"안 해봤다. 어쨌든 먹일 거니까."
"너-."
"아아, 잠깐만! 이연화, 지금 당장 안 먹어도 돼. 강요하는 거 아냐. 너한테 강요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어쨌든 이런 약이 있으니까 한번 고려해봤으면 좋겠다는 거야."
"방다병-."
"난 네가 아픈 걸 보는 게 싫어. 당장 죽지 않는다고 해도, 겨울엔 특히 괴로워하잖아."
방다병이 시무룩한 불여우 같은 눈동자로 간곡히 건넨 말에, 이연화는 그만 멈칫했다. 이 도련님의 순수하고 착한 천성은, 가끔씩 산전수전 모두 겪은 이연화의 말문조차 턱 막아버리곤 했다. 방다병은 시선을 내리깐 채, 주먹을 쥐었다 펴며 우울하게 이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하단 말이야. 네가 죽을 뻔했던 날이 아직도 가끔 꿈에 나와. 내 내력이 빨리 늘면 더 도와줄 수 있을 텐데, 양주만은 그런 심법이 아니잖아. 네가 무공을 되찾고 마는 문제가 아냐, 나는...나는 그냥 네가 그냥 건강했으면 좋겠어. 위험할 때 마음 놓고 싸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 다시 피를 토하거나 추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말을 하면서, 방다병은 잠깐 고개를 돌리고는 팔등으로 눈가를 쓸었다. 그 모습에 도무지 돌려줄 만한 말이 없어, 이연화는 그만 긴 한숨을 쉬며 미간을 눌렀다. 어쩐지 상대에게 결국 지게 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등골을 스쳤다. "나는 네가 무공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 팔짱을 낀 적비성이 아무렇지 않게 덧붙인 말에, 이연화는 그만 동해대전 때와 비슷한 눈으로 금원맹주를 힐끗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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