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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왕 졸업식에 준호가 차 끌고 나타으면 좋겠다앱에서 작성
ㅇㅇ
24-03-02 20:00
준호명헌
근데 벤츠나 스포츠카 말고 이거 끌고 갔으면 좋겠음
권준호 고3 생일 지나자마자 면허 따고 대학 일찍 합격한 기념으로 부모님이 소형 픽업트럭 사주셔서 그거 끌고 다니는 거 보고 싶다 농구부 친선 경기나 회식할 때 북산 애들 몇 명씩 쫌쫌따리 태워주면서 연습하고 윈터컵 때 직접 몰고 다녀온 다음부터 자신감 생겼을 거야ㅋㅋ
인터하이를 계기로 명헌이랑 간간이 연락하고 지내다가(아직 안 사귐 그냥 친분 정도) 북산이 일주일 일찍 졸업해서 큰맘 먹고 차 끌고 혼자 산왕 찾아가는 권준호... 카나가와에서 아키타까지 9시간 인천에서 강릉까지 4시간이던데 거의 로드트립일듯 중간에 쉬엄쉬엄 휴게소 들러서 우동 사먹고 가라
긴 시간 운전 끝에 산왕공고 주차장에 차 댈때 안도의 한숨 쉬었겠지ㅋㅋㅋㅋ
머리 매만지고 미리 챙겨온 코트로 갈아입고 꽃다발 꺼냈는데 그 사이에 장시간 탑승에 지쳐서 꽃도 약간 시들해져 있음ㅋㅋㅋ사람들 가득한 운동장 지나 체육관 쪽으로 가는데 ㅅㅂ산왕은 체육관도 크고 농구부원 수도 많고 운동시설이 존나 좋겠지 그래서 북산 후배들이 생각나는 바람에 속으로 따흐흑 울면서도 눈으로는 고개 두리번거리면서 명헌이 찾았으면 좋겠다
교복 입은 빡빡이들 사이에 코트 입고 안경 낀 준호는 축하해주러 온 대학생 형처럼 보일 것 같음ㅋㅋ준호가 연락도 없이 반쯤 충동적으로 찾아와서 이명헌 놀랐을듯 멍 때리고 서서 빨리 회식 가서 고기 먹고 싶다는 생각 하다가 권준호 보고 삐뇻?! 소리지름 근데 0.5초만에 다시 근엄한 주장님으로 돌아와서
"흠흠, 먼길 오느라 고생했삐뇽. 북산을 대표해 축하의 뜻을 전해줘서 감사삐뇽. 북산의 주장과 새 주장, 부원들에게도 인사를 전해주기 바람삐뇽."
의전에 익숙한 산왕의 주장답게 악수하고 산삼즈랑 인사시켜줌 인터하이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그런다고 산왕의 자부심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산삼즈도 윈터컵 잘 봤다며 북산이 앞으로 잘 되길 바란다고 덕담해줬겠지
명헌이가 알려준 학교 근처 식당에서 천천히 밥 먹고 주변 구경하다 보면 졸업 기념 농구부 회식 다녀온 명헌이가 잰걸음으로 다가왔을 거야 근데 농구부 더플백은 왜 가져왔지? 빵빵하게 짐 챙겨온 명헌이가 으쓱하면서 그러겠지 부모님 허락 받았으니까 오늘 외박해도 된다고
명헌이 따라서 관광코스 쭉 돌았으면 좋겠다 조용한 유적지도 거닐어 보고 수산물 시장 가서 북산 애들한테 선물할 건어물 세트 같은 것도 샀겠지ㅋㅋㅋ수학여행 온 기분이라고 준호가 얘기하면 이명헌 으쓱해져서 관광지에 파는 구린 티셔츠도 하나 사줌
마지막으로 바다에 갔으면 좋겠다 아직 쌀쌀한 날씨라 바닷바람에 코 빨개져가지고 방파제 거닐고ㅋㅋ파도 소리 들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눴을 거야 인터하이 때는 사실상 농구하는 모습밖에 못 봤고 그 후로는 간단한 안부 정도만 나눴는데 이렇게 단둘이 조근조근 얘기 나누다보니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조금 의외라고 느끼는 거 보고 싶다
그리고 아키타면 일몰 강릉이면 일출까지 봤으면 좋겠다
둘이 픽업 트럭에 나란히 앉아 빨갛게 물들어가는 수평선 바라보면서 인생의 한 챕터가 끝나고 새 챕터가 시작되는 기분을 조용히 공유했으면...
그러고 다음날 아침에 헤어지는데 어차피 대학 가면 같은 도시에서 만날 예정이라 아쉽지는 않음
돌아온 준호는 대학 근처에 자취방 알아보러 다니고 OT 가서 새 친구도 사귀고, 명헌이는 대학 기숙사에 가져갈 짐 챙기다가 문득 책상 위에 꽂아둔 꽃다발 잠시 쳐다보고 그러다가 가끔씩 서로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준호랑 명헌이가 고교 졸업 후 대학 입학 전의 어린애도 어른도 아닌 미묘한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지 궁금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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