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본문 영역
듄ㅅㅍ 로타폴로 페이드 로타의 승리로 끝난 결투3앱에서 작성
ㅇㅇ
24-03-01 05:58
‘나의 연인, 나의 폴, 나의 하코넨.’
https://hygall.com/585546853
https://hygall.com/585622002
“넌 내가 다리를 벌리라면 벌려야 하는 거다. 반항할 생각이 있다면 미리 명시해 두마. 아트레이데스 핏줄은 너 말고도 하나가 더 남아있다.”
폴의 몸이 딸꾹질을 하는 것처럼 심하게 들썩였다. 살짝 일그러졌던 눈썹을 제외하면 그저 폴이 살짝 놀랐다고 생각할 법도 했지만 페이드 로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꾹 다문 입 안으로 터져 나오지 못한 끔찍한 비명이 맴돌고 있다는 것을 페이드 로타는 알고 있었다.
“소남작의 첫 혼인식이기는 하나 고작 첩 하나를 들이는데 크게 일을 키울 필요는 없겠지. 가까운 가족과 친지들만 모여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니 너무 염려 마시오, 무앗딥.”
폴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페이드 로타와 눈을 맞추었다.
"페이드 로타, 나를 마음껏 조롱해도 좋아. 하지만 내 가치는 너의 욕망이나 직책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해라. “
폴의 말이 끝나기도 전 불쑥 내밀어진 커다란 손이 강하게 폴의 턱을 움켜쥐었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페이드 로타가 입을 열었다.
”네놈의 가치는 내가 내리는 상과 벌에 의해 결정될 거다. 네 주인에게 몇 번이나 씨물을 받았는지, 몇 번이나 아이를 가졌는지, 몇 개의 보석과 드레스를 내려받았는지에 결정될 거란 말이다. “
거칠게 폴의 얼굴을 밀어낸 페이드 로타는 일그러진 얼굴을 곱게 펴고 폴을 내려다보았다.
‘저 놈의 눈.’
긍지와 신념으로 가득 차 흔들림 없는 폴의 두 눈은 언제나 페이드 로타의 심기를 거슬렸다. 결국 승리는 그의 차지였음에도 페이드 로타는 언제나 폴을 무너뜨리고 부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페이드 로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폴은 두 눈을 피하지 않았다. 맞서 싸울 수 없다 해도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초야를 기대하겠다, 무앗딥.“
페이드 로타가 방에서 나가자 폴은 어두운 방에 홀로 남겨졌다. 긴장이 풀린 듯 덜덜 떨리기 시작하는 사지를 억누르며 폴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 페이드 로타와의 대면 중 쏟아지기 시작한 졸음은 폴을 순식간에 수마로 몰아넣었다. 닫힌 눈꺼풀 사이로 쉴 새 없이 흔들리는 눈알이 그가 좋지 않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폴은 꿈속에서 제시카를 보았다. 기껏해야 십 대 초반의 어린 소녀가 곧 성인식을 앞둔 소공작의 손을 잡았다. 단단하고 커다란 손은 제시카를 흔들림 없이 붙들어주었고, 긴장한 여력이 가득 하나 결연한 눈빛의 제시카는 소공작의 손을 잡고 혼인식을 마쳤다. 첫 생리도 시작하지 않은 소녀는 초야를 위해 드레스를 벗었고, 침대 위에 반드시 누웠다. 소공작은 부드럽지만 사무적인 태도로 그녀를 탐했으며, 처녀를 확인하기 위해 깔아놓은 흰 천은 억지로 벌어진 회음부의 찢어진 상처로 인해 붉게 물들었다. 오로지 고통뿐인 잠자리였으며 그것은 제시카가 열여섯이 되기 전까지 이어졌다. 폴은 열여섯 생일을 두 달 앞둔 제시카의 안에 생명을 싹트었다. 아이를 낳으면 잠자리도 집안에서의 위치도 더욱 나아질 거라는 예상은 정확했다. 제시카는 끔찍한 산통 속에서 아들을 낳았으며, 레토 공작에게 후계자를 만들어주었다. 폴은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랐으나 제시카는 여전히 공작의 첩이며 소공작의 생모일 뿐 레이디 아트레이데스가 될 수 없었다. 그것이 얼마큼 제시카를 좀 먹었는지 폴은 알고 있었다. 뛰어난 베네게세리트였던 제시카조차 이겨내지 못한 수치와 모멸감을 폴은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헉,...... 하아. “
폴은 보지 못한 꿈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제시카보다 나약하고 레토보다 무능한 폴 아트레이데스는 결국 시들어 죽을 것이다. 이 척박하고 죽음만이 가득한 행성에서 외로이 비참하게. 그제야 폴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소남작을 뫼셔와라. “
방 한편에서 쥐 죽은 듯 서있던 하인이 조용히 방 밖으로 빠져나갔다.
페이드 로타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조금 들떠있었다. 그를 모시는 하인들은 주인이 흥분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그를 따르는 중이었다. 조금이라도 산통을 깨뜨렸다간, 곧바로 자신의 머리통이 깨어질 것을 알고 있었다. 페이드 로타는 폴이 만남을 청한다는 것을 듣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업무를 내팽개쳐버렸다. 그의 협박이 얼마나 효력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우선 폴이 한 발 물러섰다는 것은 확실했다. 페이드 로타는 처음으로 폴을 진심으로 이겼다는 사실에 당장 공중제비라도 돌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잔뜩 흥분한 페이드 로타는 노크나 알림도 없이 폴의 침실을 벌컥 열고 들어섰다. 침실에 하나 있는 창가에 기대 선 채 생각에 잠겨 있던 폴은 페이드 로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땀으로 흠뻑 젖어있는 얼굴이 심상치 않았다. 어딘가 아픈 건 아닌지 확인차 다가가려던 페이드 로타는 창문을 향해 물러서는 폴의 태도에 인상을 찌푸렸다.
”뭐 하는 짓이냐, 뛰어내리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
폴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안타깝게도 창문은 안에선 열리지 않게 설계되어 있었다. 하코넨은 낮은 지능을 보유했지만, 사람을 꿰뚫어 보는 능력은 뛰어났다. 창문을 열 수 있다면 폴이 언젠가 저 밖으로 뛰어내리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폴은 잠시 심호흡을 한 뒤 천천히 페이드 로타를 향해 걸음을 디뎠다. 인내심 있게 그를 기다린 페이드 로타는 어느새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온 폴을 내려다보았다.
”생각을 해봤어. 네가 한 말들에 대해서. “
폴은 고개를 들어 페이드 로타와 눈을 맞추었다. 미묘한 슬픔과 좌절, 그리고 커다란 결심이 엿보이는 눈이었다.
”그리고 결론이 났나? “
페이드 로타는 홀린 듯이 폴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래, 내가 해야 할 일을 알았어. “
폴은 흠칫거리며 어딘가 심하게 불안정한 사람처럼 굴었다. 페이드 로타는 그런 폴을 붙잡아 주려 했지만 폴은 페이드 로타의 손을 피해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첩이 되고 싶지 않아. “
”결국엔 어려운 길을 가겠다는 거군. “
페이드 로타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심했다. 어느 쪽이든 폴에게는 어두운 길뿐이었다.
”내 말은.... 내겐 쉽지 않을 거야. 하지만 네게는....... 너는 만족스러울... “
”본론만 얘기해라. 내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거든. “
”길은 하나뿐이야. “
폴은 떨리는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단단하고 차가운 페이드 로타의 손이 뜨겁고 부드러운 폴의 두 손에 잡혔다. 폴은 천천히 그의 몸으로 페이드 로타의 손을 가져왔다. 파자마를 입었지만 얇은 비단은 차가운 냉기를 막아낼 순 없었다. 이질적인 감각에 움찔 놀란 폴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페이드 로타의 손바닥을 자신의 배 위에 눌렀다.
”이 안에 하코넨의 씨를 뿌려줘. “
예상치 못한 폴의 말에 페이드 로타는 잠시 얼어붙었다. 그에게도 비단 너머로 느껴지는 뜨겁고 말랑한 촉감의 폴의 배는 이질적이었다. 그러나 손을 떼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러한 온기는 너무나도 오랜만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를 갖겠다는 거냐. “
”하코넨의 씨앗을 품으면 작은 부인으로 승급시켜 주겠다 약속해 줘. “
천천히 온기를 품어가는 페이드 로타의 손은 여전히 폴의 배 위에 눌려져 있었다.
”작은 부인이 아니라 정실로 만들어주마. “
페이드 로타의 대답에 폴의 두 손이 허공으로 추락했다. 힘이 풀려 휘청거리는 폴의 허리를 다른 손으로 감싼 페이드 로타는 폴의 귓가에 속삭였다.
”너를 하코넨 남작부인으로 만들어주겠단 말이다. “
배위를 배회하던 페이드 로타의 손은 점차 노골적으로 변하며 가슴께까지 올라갔다. 잡히는 것 없이 납작한 가슴을 문지르며 자극에 솟아오른 유두를 튕기는 손길에 폴은 몸을 들썩였다. 그제야 페이드 로타는 지금껏 느꼈던 미묘한 변화를 알아차렸다.
”키가 작아졌군. “
폴은 베네게세리트의 핏줄이자 퀴사츠 해더락이었다. 신체 변형은 보이스를 연마하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다.
”첩에겐 그에 맞는 몸이 필요한 법이지. 시작이 아주 좋아. “
”당신을 기쁘게 하기 위함이 아니야. “
”알고 있다. 그리고 상관없어. “
페이드 로타는 얇은 비단 파자마를 사이에 두고 느껴지는 폴의 온기를 손에 전부 담아갈 요량이었다. 속옷조차 없이 무방비한 폴의 몸을 구석구석 더듬는 손길은 폴에겐 한기를 더해줄 뿐이었다. 어느새 뒤로 넘어간 손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 도톰한 엉덩이를 콱 쥐어왔다.
“아...ㅅ...!”
“걱정 마, 아직은 때가 아니다.”
페이드 로타의 말은 사실이었는지 그는 손에 잡힌 살덩이를 주무르며 희롱할 뿐 그 사이를 파고들지 않았다. 그러나 성적인 자극은 태어나 처음인 폴에겐 그마저도 두렵고 불편한 경험이었다. 페이드 로타에게 이끌려 발 뒤꿈치가 들린 폴은 단단한 가슴팍에 상체를 기대 채 숨을 몰아쉬었다. 견디기 힘든 감각이었다. 결국 헐떡이던 폴의 무릎이 꺾이며 페이드 로타의 팔에 쓰러지듯 무게가 실리자 희롱이 멈추었다.
“씻어야겠군.”
페이드 로타는 가볍게 폴을 안아 들어 침대까지 옮겨주었다. 이러한 친절에는 익숙하지 않은 폴이 말없이 고개를 숙이자 페이드 로타는 그런 폴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었다. 마치 모든 걸 이해한다는 듯한 태도였다.
“혼인식은 삼일 후로 결정되었다. 그때까지 편히 쉬도록 해라.”
폴은 떠나는 페이드 로타를 바라보지 않았다. 하인의 부축을 받아 방 한가운데에 놓은 욕조에 몸을 누이고, 따뜻한 물이 채워지기 시작하자 그제야 폴은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갑작스러운 신체변형은 감각이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폴의 경우 체격을 줄이고, 골격을 부드럽게 만들며 미용의 목적으로 신체변형을 진행했기 때문에 그나마 다른 상황보단 덜 한 편이었다. 그러나 뜨겁고 불쾌한 감각이 어느 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발기한 남성의 성기가 김이 피어오르는 목욕물 사이로 훤히 보였다. 민망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으나 폴은 본능에 충실하기로 선택했다. 어차피 아이를 갖기 위해 자연스럽게 퇴화하며 사라질 신체 기관 중 하나였다. 남성의 성기가 사라진 사이에 여성의 성기가 자리를 잡을 것이고 남성의 신체를 가졌지만 아이를 품게 될 몸이었다. 기괴한 변종이었다. 폴은 자신을 더듬던 페이드 로타의 손길을 떠올리며 천천히 손을 성기로 가져갔다. 물속으로 들어간 손이 발기한 것을 잡기 직전 누군가가 폴의 손을 잡아왔다.
“마이 레이디, 혼인 전에는 어떠한 성적인 행위도 하셔서는 아니 되십니다.”
기에디 프라임의 법률은 고대의 뜻을 따랐다. 귀족의 부인이나 첩은 혼인 전, 반드시 처녀를 유지해야 했다. 심지어 스스로 몸을 만지는 것조차 파혼의 귀책사유가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귀족 영애들은 태어난 시점부터 혼인 직전까지 하녀나 시종의 손에 신체의 권리를 맡기곤 했다. 혼인 이후 그것은 부군과 주인에게로 넘어갔다. 폴은 보수적이지만 현대에 맞춰 조금은 자유로워진 법을 지키는 칼라단에서 태어나 자랐다. 칼라단에서는 재혼과 이혼이 나름 자유로웠고, 처녀검사 같은 구시대적인 법률도 사라진 지 두 세기는 족히 넘어있었다. 폴은 자신의 손목을 잡아 물밖으로 빼내는 하인을 노려보았지만, 어떠한 반항도 하지 못했다. 해소하지 못한 쾌감이 지속되자 폴은 불편함을 넘어 고통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온몸이 간지러운 듯했고, 절로 허리가 들썩이며 어떻게 해서든 사정하고자 하는 본능이 들끓었다. 폴을 모시는 하인들은 잠시 생각하더니 한 명이 얇은 천을 가져왔다. 천을 가져온 하인이 폴의 발기한 성기 끝쪽에 얇은 천을 단단히 감아 묶었다.
“참아내셔야 합니다. 사정하시면 아니 되십니다.”
건조하고 사무적인 말투로 말한 다른 하녀는 성기가 사그라들 기세가 보이지 않자 욕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하윽!”
갑작스러운 통증에 벌어진 다리가 확 오므라들었다. 허벅지 안쪽 얇고 말랑한 살결에 붉은 자국이 나있었다. 따갑고 찌릿한 통증은 다시 찾아왔다.
“악...!”
“견뎌내셔야 합니다, 레이디.”
엄지와 검지로 거칠게 살을 비틀어 낸 창백한 하코넨 하녀는 푸른 멍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피부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새하얀 피부에 새겨진 상처가 탐스러워 보였다. 폴은 그제야 깨달았다.
“무, 슨 짓을 한 거냐...”
“물에 미약을 풀었습니다.”
거침없이 폴의 허벅지를 비틀어대며 하녀가 대답했다.
“남작님께서 이리 하라 하셨습니다.”
날카로운 손톱이 허벅지를 파고들어 상처 사이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폴은 정신없는 와중에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었다. 여인 열명은 족히 미쳐 날뛰게 할 만한 미약을 온몸에 뒤집어쓰고도 버티는 폴을 바라보며 하녀는 검은 눈을 휘어 웃었다.
“하코넨의 방식대로 가르침을 받으시라 하셨습니다.”
깔깔거리는 비웃음과 함께 뱀과도 같은 손이 폴의 허벅지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다. 상처 투성이의 다리가 경련을 일으켰다.
“소남작께서는 너무 여리십니다. 이리도 고약한 어린 새를 받아주시다니요. 사랑에 목매실 나이시긴 하지만 아니 될 일입니다.”
하녀는 마침내 피투성이의 손을 거두었다. 폴은 자신을 붙잡은 손들이 사라지자 서둘러 몸을 웅크리고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굳게 다물린 다리 사이에서 끊임없이 핏방울이 퍼져나갔다. 하녀는 마른 천으로 손을 닦으며 폴을 모욕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제가 키운 분입니다. 하코넨의 남작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이십니다. 그분께서만 모르신다면 언제까지나 제가 당신을...!!”
“내가 몰라야 하는 게 있나, 유모?”
어느새 열린 침실의 문 안으로 들어와 있는 페이드 로타는 온몸으로 살기를 풍겼다. 죽음의 냄새를 맡은 유모는 서둘러 납작 엎드리며 외쳤다.
“소남작님, 저는...! 저는 이 미개하고 천박한, 그... 패배자를..... 교육하, 끄엑..!!”
페이드 로타가 유모의 목을 비트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부러진 뼛조각이 살을 뚫고 밖으로 빠져나오며 잔인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페이드 로타의 유모는 폴과 젖아들의 사이를 질투했다. 그녀의 죄목은 그것뿐이었고, 그 대가로 그녀는 목이 틀어진 채 사망했다.
“실수했군.”
페이드 로타는 더러운 것을 만졌다는 듯 유모의 늘어진 몸을 바닥에 던져놓았다. 시체는 하인들에 의해 침실 밖으로 끌려나갔으며 그것으로 20년을 이어온 둘의 관계는 끝이 났다.
“네가 나를 선택한 순간부터 너는 내 것이었다.”
마른 몸이 웅크린 채 떨리는 것을 내려다보며 페이드 로타는 욕조 안으로 두 발을 들였다.
“너를 지키는 것은 내 사명이다.”
젖은 몸이 페이드 로타의 품에 가볍게 안겼다.
“남작님, 소남작님의 유모가 죽었습니다.”
“멍청한 것, 고작 첫걸음도 떼지 못하고 죽어버리기나 하다니.”
블라디미르 하코넨은 폴의 결심을 일찍이 보고 받은 상태였다. 폴이 내쉬는 숨과 들이쉬는 숨, 걷는 걸음과 눈을 깜빡이는 횟수까지 보고 받는 남작에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황제에게 폴과의 혼인을 청한 것은 조카였다. 그날 남작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황제와 맞먹는 어쩌면 그를 뛰어넘는 엄청난 힘이 페이드 로타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남작은 조카의 청이 단지 폴 아트레이데스를 능욕하기 위함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페이드 로타는 집착하고 있었다. 폴 아트레이데스를 비이상적으로 원하고 열망했다. 그것이 기우이길 바랐으나 황제를 누르고 결국 혼인 허락을 받아냈을 땐 남작도 계획을 세워야 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폴 아트레이데스가 조카에게 순종하며 결국엔 정실부인 자리까지 탐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남작은 유모의 죽음엔 별 감흥이 없었으나 조카의 태도엔 크게 흔들렸다.
‘그 뱀 같은 놈이 언젠가 하코넨을 잡아먹을지도 모른다.’
남작은 다음 수를 곧바로 두기로 결정했다.
“지금 당장 조카를 결투장으로 보내라.”
“하오나, 남작님, 지금 결투장에는 라반님께서....”
“그래, 맞다.”
남작은 편히 등을 뒤로 기대며 말을 이었다.
“폴 아트레이데스의 초야권을 두고 둘을 싸우게 해라.”
듄굗 로타폴 폴텀
추천 비추천
0
0
댓글 영역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