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본문 영역
나는 너 좋아했다. 진심으로.앱에서 작성
ㅇㅇ
24-02-26 01:23
...뭐, 많이 싸우긴 했지만 저도 싫진 않았어요.
그러냐. 하하! 잘 지내라.
그런 대화를 마지막으로 나누고 정대만이 졸업한지 반년정도 지났을 때, 송태섭의 미국 유학이 결정되고....
그날의 약간 씁쓸해 보이던 정대만의 미소가 계속 마음에 걸리던 송태섭. 그제서야 자기 마음 자각하고 심지어 먼저 고백한 그 형을 제 발로 걷어 찼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떡하지....?
사실 송태섭은 더 오래전 그날 초등학생이냐는 물음에 이미 사랑에 빠졌었는데 그게 사랑인 줄 모르다가 역고백(?)을 듣고 난 뒤에 무려 반년동안이나 곰곰히 곱씹어 생각해 보고 나서야 알게 된 거.
그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자기가 찬 거나 다름 없이 헤어져 놓고 이제와서 사실은 나도 지금까지 당신을 좋아했다고 하기에는 염치가 없음.
그래서 정대만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고백할 생각은 아니지만 마지막 말을 전하려고 하는데...
저 미국으로 가요. ...생각해 보니 나도 좋아했어요. 진심으로.
저도 모르게 욕심껏 그날 들은 말의 대답을 해버림. 놀란 정대만이 뭐라고 대답을 하기도 전에 뒤에서 대만아! 하고 부르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서 쳐다보니 어떤 여자가 정대만을 향해 막 손을 흔들면서 반갑게 뛰어 오는 거임. 정대만은 적잖이 당황한 것 같았지만 그 여자가 뛰어오는 걸 막지 않았고 송태섭을 보며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고등학교 후배"라고 소개했고, 그 여자는 자기 "여자 친구"라고 송태섭한테 소개 했겠지.
그렇게 찜찜한 마지막 인사가 끝나고 표면적으로는 잘 지내라며 인사하고 별일 없이 헤어지는 두 사람인데...
송태섭은 다시 깊생에 빠졌음. 사실 그날 나한테 했던 건 고백이 아니었나? 그냥 후배로서 좋아했다는 얘기를 했을 뿐인데 착각한 건가? 하는 물음표 투성이가 된 채로... 미국에 가게 된 송태섭.
그렇게 간 미국에서 처음으로 사귄 애인은 남자. 짧은 스포츠 머리에 호리호리한 체형을 가진 눈웃음이 매력적인 연상의 남자. 정대만이랑 엄청 닮았냐 하면 그런 건 아닌데 그 뒤로도 사귀는 애인들은 다 남자고 뭐라고 콕 찝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 비슷한 인물들만 사귀는 송태섭. 주변에서 다들 게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글쎄? 라고 대답함.
그렇게 송태섭도 겉으로는 정대만이랑 있었던 일은 잊고 잘 사는 것처럼 보였으나 1n년 뒤에야 다시 한국 돌아왔을 때 딸까지 딸린 이혼남이면서 연상의 남자랑 붙어다니는 정대만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면.
자기 애인은 아직도 짧은 머리에 180이 넘는 호리호리한 장신의 다리가 예쁘고 손이 큰 남자인데... "여자"나 "연상의 남자"를 만나는 정대만에게 배신감 같은 걸 느낀다면.
울음 참느라 벌개진 눈으로
그날 왜 나한테 좋아한다고 했어요?
라고 정대만에게 묻는 송태섭.
...당신이 그 말만 하지 않았어도 나는 이렇게 살지 않았을 텐데.
저도 모르게 튀어나와버린 투정 같은 변명에 입을 틀어 막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이미 늦었지.
그리고 한참만에
미안.
하고 짧은 대답만 남기고 다시 떠나려는 정대만. 더 이상은 놓칠 수 없는 송태섭이 자기한테 아직 애인이 있다는 사실도 잊고 붙잡아서 억지로 키스부터 하는....
그런 엇갈리는 태대가 보고 싶은 밤.
태섭대만
추천 비추천
0
0
댓글 영역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