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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가 아기를 만났던 첫 날앱에서 작성
ㅇㅇ
24-02-26 16:12
식은땀을 뻘뻘 흘리던 아이스는 수술 준비가 끝났으니 들어와도 된다는 간호사의 말을 듣자마자 호다닥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 하얀 환자복을 입은 매버릭을 보자 아이스는 울컥하는 마음이 솟구쳐 울먹거린 반면 매버릭은 해맑은 얼굴로 아이스의 손을 잡아왔다. 진통이 있긴 하지만 아직 조금 더 있어야한다는 간호사의 말에 아이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 옆 마련되어 있는 '아빠' 의자에 앉았다.
"무통주사를 맞긴 했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
"피트... 나 너무 떨려..."
"뭐? 어이없어. 떨려도 내가 떨려야지."
"핕, 아프면 안돼..."
"뭔 개소리야. 안 아프면 어떻게 애를 낳아."
감성적인 아빠와 이성적인 엄마의 조합이군. 간호사는 부부의 대화를 엿들으며 생각했다. 아이스는 안절부절하지 못하면서도 매버릭의 손을 놓지 않았지만 매버릭은 침착하게 복식호흡을 하며 아기와 만날 준비를 했다. 요가 시간에 배운대로. 하나, 두울, 하나, 두울.
처음엔 진통이 30분에 한 번씩 찾아왔지만, 갈수록 진통의 주기가 짧아졌다. 무통주사를 맞았어도 진통이 세게 오는지 매버릭의 말수가 줄어들었다. 아이스는 있는 힘을 다해 꽉 쥐어오는 매버릭의 손을 더 잡아주며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어했다. 의사가 수술실에 들어오자, 간호사들은 각자 자리에서 출산을 돕기 시작했다.
"미첼 씨, 한 번 더 힘!"
"으악, 씨발 톰 카잔스키 주니어!!!!"
"자,자기야!!! 내가 미안해!!!!"
"미첼 씨, 잘 하고 있어요. 더, 더, 더! 한 번 더!"
"씨발 둘째 낳자고 하면 죽여버릴거야악!!!!!!"
매버릭은 자기가 잡고 있는 게 그토록 사랑한 남편의 금발인지도 모르고 머리카락을 마구 뜯어댔다. 아이스는 두피가 찢어질 거 같았지만 아기를 낳는 매버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마인드로 온힘을 다해 버텼다. 흩날리는 금색 머리카락 사이에서 매버릭은 해군의 엘리트답게 온 힘을 쏟아내며 소리를 질러댔다. 의료진들은 어느 때보다 우렁찬 목소리에 살짝 놀랐지만 무표정한 얼굴로 계속 분만을 유도했다.
-
응애-
매버릭은 그제서야 손에 쥔 머리칼들을 스르르 놓았다. 아기가 엄마를 닮아 우렁차네요. 아빠는 그만 우시고 이쪽으로 오실게요. 아이스가 아기의 탯줄을 자르러 간 사이 간호사들은 나머지 처리를 하느라 바빴다. 매버릭이 새하얀 입술로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기가 빠져 아무것도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피곤해 눈이 감기는 매버릭에 간호사들은 자지 못하게 자꾸 뺨을 건드렸다. 아기는 보고 주무세요.
아이스의 벌벌 떠는 손을 보며 웃음을 짓던 간호사가 아이스에게 먼저 아기의 손발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가위를 쥐어주며 탯줄을 자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탯줄을 자른 아이스가 한없이 아기를 쳐다보았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아이스는 아기의 귓가에 속삭였다.
"안녕, 톰캣. 아빠야."
"이제 아기를 잠깐 엄마 품에 안겨줄게요. 아기가 엄마 심장소리를 들으면 더 빨리 진정하거든요."
아이스가 다시 매버릭이 누워있는 수술대로 와 아기를 품에 안겼다. 하암, 아이스는 하품을 하는 아기에 눈을 떼지 못했다. 따뜻한 색감의 브루넷, 초록바탕에 작은 금테를 두른 눈, 오물거리는 입술... 아이스가 매버릭에게 안긴 아기를 보며 매버릭의 젖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피트... 너무 고마워. 앞으로도 내가, 내가 진짜 잘할게."
"그래, 잘해. 존나 아팠어. 근데 톰캣이 너무 나만 닮은 거 같아. 그치?"
"자기야, 지금 그게 중요한거야?"
"응!! 하나쯤은 널 닮을 법한데! 이목구비가 죄다 나잖아. 심지어 머리색도 브루넷이야. 도대체 카잔스키 피는 어디갔어??"
"어딘가엔 있겠지..."
부부의 특이한 대화를 모른 척 하느라 간호사들은 안간힘을 썼다. 아기는 부모가 자신의 외모를 따지는 사이 다시 잠에 들었다. 매버릭도 마취기운이 돌아 슬슬 졸린 지 눈을 꿈뻑거리기 시작했다.
"피트, 좀 자. 피곤하잖아."
"으응... 아기, 아기는?"
"내가 보고 있을게. 고생했으니까 푹 자고. 좀 이따 봐. 사랑해."
"응, 나도 사랑해..."
아이스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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