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구라투성이인 재구성으로 bgsd
물 건너 와 방위산업으로 큰 돈 좀 만진 외국인 부호가 산다더라. 아니 한물 간 그 영화배우 누구 씨 요트가 여기 항구에 정박한 걸 봤다는 사람이. 내가 듣기로는 이탈리아에서 소소하게 가족경영으로 의약품 유통하시는 대부님께서.
주인이 누군지는 아무도 모르고 소문만 무성한 개인 소유 작은 섬에 큰 저택 하나. 야망은 가득해서 한창 크는 중일 대도까진 아니고, 중소 도둑 허니 비. 허니한테 파랑새가 날아와서 재잘대길, 13세기 송대 청자 향로 한 점이 저 큰 집 구석 어딘가에 고이 모셔져 있다고, 반출된 국보급으로 몇년 묵혔다 내다 팔면 몇만은 우습고 몇백만 달러는 족히 나갈거라.
그래서 조각배 타고 잠수하고 벽 기어오르고 별 지랄 다해서 잠입 성공하는 줄 알았다가, 결국 삐용삐용 경비업체 헬기에 쾌속정에 포위돼서 새하얀 서치라이트 아래 현장검거. 씨발거리면서 피멍든 눈탱이로 수갑 차고 철창 뒤에 갇혔는데 다음 날이 돼 보니까.
저택 주인, 미친듯이 부자에다 존나게 백인인 미스터 어쩌고, 싸늘한 변사체로 발견돼! 현장에서 체포된 유력 용의자는 고교 중퇴 동양인 이민자 B양으로 확정적 증거 없이 혐의를 부정 중.
이런 씨발, 내가 안 죽였어!
구라 치는 게 아니라 진짜로!
뭐 이딴 엿같은 상황이 다 있어?
있는데 그 와중에
허니의 거짓 진술을 꿰뚫어보려는 사람이 하나
악명 높은 연쇄살인, 강도 큼지막한 건들로다가 연달아 해결하고서 한창 잘 나가는 검사님. 그 피로에 쩔은 훤칠한 얼굴 티비에 몇 차례나 비춘 일 있는 잘생긴 검사님은 당연하게도 핫 포테이토 이 사건을 맡게 되셨다고. 여태까진 확실하게 나쁜 놈, 상황이 꼬여있기는 해도 결국 흑백으로 또렷하게 나쁜 놈들만 상대해 왔는데, 그런데 이번에 마주한 이 피의자는 조금 이상해서, 꺼림직하고 신경쓰이고 처음으로 스스로가 불확실해서. 특히나 더 피곤한 사건인가 본데 곧 끝날 거니까, 하고 취조실 들어가기 전마다 속으로 되뇌여야 하겠다.
허니를 위해 거짓으로 자백하는 사람이 하나
학비 벌겠다고 방학마다 이 섬에 갇혀서는, 육지에서 물건 사오고 짐 나르며 잡일하는 젊은 일꾼. 밤잠이 없어 자정 넘도록 방에서 책을 읽곤 하는데
하필이면 그날 밤 허니가 체포될 때에는 제 방이 아니라 엉뚱한 곳에서 발견됐다지. 와인창고 제일 밑바닥에서 푸른 도자기를 창백한 양 손에 들고서.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뻔한 사실 노골적인 결말 확정짓기 위해서 증인 신분으로 불려간 취조실인데, 또 엉뚱한 대답을 해 버려서 사건을 당혹에 빠트려버렸네. 살인도 절도도 자기 짓이라나, 그걸 누가 믿어!
허니에게 거짓된 안심을 주는 사람이 하나
질 사건만 맡아다가 죄다 이겨 돌아오는 역전불패의 대형로펌 스타 변호사. 매끄러운 톰포트 실크 수트에 그보다 더 반들반들 여유로운 미소로 기자들 플래시 세례 앞에 서는 폼이 능숙한데. 클라이언트 어깨 감싸고 부드럽게 이끌어 들어간 사무실 안, 블라인드 촤륵 내린 후부터는 얼굴색 싹 바뀐다던데. 공판 기일 전날 밤까지 단둘이서 피고인 신문 리허설 돌리다가 잠시 쉬는 타이밍에 한숨 쉬며 마른 세수 쓸어내리던 이 프로 거짓말쟁이는, 바들바들 떠는 찬 손을 따뜻하게 덮어주면서 몇 달만에 처음 보는 진솔한 눈으로 맞춰오길래 허니는 깜빡 속았지. 그때 그 순간이 최고로 엄청난 거짓이었단 건 꿈에도 모르고. 내일 내 재판에서 유죄 받는 사람은 없을 거다, 당신도, 그 순해 빠진 위증자 청년도, 했던 달콤한 말은 사실, 허니를 전기의자에서 빼내려면 그 순한 청년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울 수밖에 없다는 결심과도 같았다는 거.
허니 말이 거짓이든 진실이든 알 바 아닌 사람이 하나
이 작지만 눈빛이 형형한 동양인 여자는 아편전쟁 때 그 못미더운 약쟁이들 손에서 우리가 용맹하고도 정의롭게도 뺏어온 그 귀한 문화재를 되찾고자 빌리어네어 미스터 어쩌고의 뒤룩뒤룩한 핑크색 뒤통수에 복수의 칼날을 꽂은 것인가?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기사를 공개수사 전환 8시간 전에 단독으로 내보내버린 이 유능한 기자는 매출 1위 타블로이드지 사회부 기자. 너도 얘도, 그리고 쟤도 어차피 모두가 거짓말만 할 테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중에서 내 게 제일 재밌을 거라는, 그런 말을 하다 허니한테 물어뜯길 뻔하고도 굴하지 않고 뺀질뺀질 유치장 드나드는 그 취재정신만은 대단하지.
허니가 저택에 숨어든 그날 밤의 진실을 목격한 사람이 하나
이 저택에는 보물 안고 죽어가는 못된 영감 하나만 사는 게 아니라, 그 모든 보물에다 이 집, 게다가 전세계에 흩어진 더 많은 건물들까지 전부 물려받을 손자도 같이 산다는데. 할아버지 사망 추정 시각에 마침 그 침실 안에 함께 있었던 사실이 밝혀져서 증인석에 세워졌는데도 도자기 인형 같은 말끔한 얼굴로 미소만 생글 지을 뿐 말은 한 마디도 않더래. 그 미소가 향하는 방향은 집요하게도 피고인석 쪽이었다는 그런 소문도 있고.
허니의 진실을 들어주려는 사람이 하나
뜬금없이 떠오른 새 용의자, 잡역부 청년의 변호를 맡은 이 변호사는, 위에 저 매서운 변호사 감시를 뚫고 얼떨떨 의아한 참이던 허니와 말을 나눌 기회를 아주 운 좋게, 안이 사실 돈 꽤나 찔러주고 얻었는데. 방에 들어서기 무섭게, '진실이 뭐예요'. 허니 아니면 본인 고객이잖아. 허니한테 물을 만한 건 못되는 섬뜩하게 솔직한 질문을 직구로 꽂아버렸는데. 유일하게 그 질문 물어봐 준 사람한테 허니는 놀라고 또 울컥해서 목이 쉬도록 줄곧 토해내서 이제 정말 몇 방울 남지 않은 진실을 쥐어짜내 속삭여버렸고. 이 사람은 자기랑 자기 고객한테 불리만 할 그 진술을 멈칫 한 번 없이 정직하게 믿어줬다더라.
순 그짓말쟁이들밖에 읎어
킬리언너붕붕
야니스너붕붕
매튜좋은너붕붕
칼럼너붕붕
티모시너붕붕
스완아를로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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