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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 왔어.. 허니.앱에서 작성

ㅇㅇ 23-12-05 20:14
조회 22 추천 0 댓글 0



큰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허니가 6개월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다는 병원 연락을 받자마자 잠깐 외근 나왔다 정신없이 길가의 아무 택시나 잡아타고 바로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지겹게 앉아있던 병원으로 되돌아가는 길, 강한 염원의 결실이 맺히기 직전이었다. 그동안 혼자 몇 번이고 되풀이해온 예상과 달리 자신이 자리를 비웠을 때 눈을 떠서, 제가 도착하기도 전에 연기처럼 어디론가로 사라질 것만 같았다. 침착함으로는 그 누구도 따라올 자 없는 '그 제시카 차스테인'조차 결국 초조함에 못이겨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낀 손깍지의 손끝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빨리 가주세요. 한동안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의 가족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멀끔한 상태로 병실을 뛰어 들어오다시피하며 눈으로는 허니를 쫓았다. 모든 걸 잃어버린 것만 같던 그날, 폐인처럼 자기를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리고픈 충동에 휩싸였으나 막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내가 그러면 허니가 깨어났을 때 슬퍼하겠지. 하는 자제력만이 저를 붙들고 이 땅에 발붙이고 살게 만들었으니까.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멍한 표정을 마주하자 마음 속 낟알같던 불안이 점차 커지더니 차스테인에게 마음의 소리라는 명목으로 차스테인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크기로 귓가에다 속살거리기 시작했다. 많은 의료진들 사이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저 허공을 응시하는 허니에게 숨고를 겨를도 없이 수많은 물음이 수면 위로 둥실 둥실 떠올랐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하나, 바싹 마른 입술을 축였다. 다...기억해? 아니, 나를 기억해? 누가봐도 하던 일 다 제쳐놓고 달려온 사람같은 옷매무새, 바람에 뜬 머리칼로 거친 숨을 꿀꺽 삼켰다. 급하게 오느라 걸친 외투가 곧은 어깨선을 타고 흘러내린지도 모른 채. 무엇을 보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턱이 있나. 하지만 소리에 반응하는 인형처럼, 허공을 눈에 담느라 정작 공허해진 눈동자를 굴려 차스테인과 눈을 맞추더니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마침내 기나긴 침묵을 깨고,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었다. 차스테인은 안에서 쿵. 무언가 무너져내리는 걸 느끼면서도 허니에게만은 애써 웃어 보였다. 다른 건 기억나? 네 이름은? 허니 비.. 원하는 답변은 아니었지만 자기는 기억하는 모양이니 뭐, 출발치고 나쁘진 않네. 나름 희망적인 신호였다. 오랫동안 의식이 없었던 것치고 괜찮아 보여도 혹시 모를 몸의 이상이 없나 꼼꼼한 체크는 필수였다. 의사가 차가운 철제로 살갗 밑에서 쿵쿵거리는 제 심장고동을 듣거나 간혹 말을 걸어와도 오로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허니는 이 의사에게 관심이 없었다. 제멋대로 넘실대는 의료진들 인파 너머 우두커니 선 붉은 기 도는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에게 오롯이 관심이 쏠린 눈치였다. 관심을 보내오는 건 응당 허니만은 아닌지 품이 남아돌아 헐렁한 환자복 아래로 드러난 야윈 손목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깊은 생각에 잠겨 주변이 시커먼 심해같이 고요했다. 생각보다 오래 끈 진찰을 모두 끝마치고 방해꾼들을 무사히 출입문으로 배웅까지 자처한 다음에야 비로소 이 방에는 둘만 남았다. 허니는 이윽고 주변에 차스테인 밖에 남지 않음을 신중하게 몇 번이나 확인을 거듭한 끝에 다시 예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무의식적으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버릇, 기억을 잃었어도 허니는 허니다 이건가. 찰나에 슬픔이 스쳐지나갔지만 다가서기도 전에 사막의 신기루처럼 모래바람에 흩어지는 바람에 허니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우리 무슨 사이였어요?" "글쎄, 한 번 맞춰볼래?" 사실을 알려주긴 커녕 오히려 되물어버렸다. 물론 그게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들의 부정을 뜻하는 건 단연코 아니었다. 단지 다시 우리가 되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 정말 그뿐이었다. 일부러 익살스럽게 덧붙이곤 허니를 등지고 두툼한 서류가방을 뒤적거렸다. 허니한테 주려던 게 여기 어디 있었는데···. 차스테인이 주려던 것은 무려 반년이나 제 주인을 만나지 못해 먼지만 먹어가던 물건, 이걸 보면 기억을 금방 찾진 않을까 하는 마음 반, 드디어 제 주인을 찾겠구나 싶어 들뜬 마음 반으로 빨간줄이 죽죽 그어진 코팅지 다발을 하나씩 넘기고 있는데 "마미?" "방금 뭐라고..." 사고로 기억을 잃고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차여신이 우리 관계를 맞혀보라 하자, 마미라고 답해서 관계 꼬이는 게 bgsd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손가락에다 배배 꼬았다. 자꾸만 흘러내리는 환자복 소매가 거슬려서 부루퉁해진 입술 하나에 차스테인이 소매자락을 손수 접어주고 손에다 포커 카드를 얹어준 다음 그 위를 큰 손으로 덮었다. 그러고 나서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걱정하듯 금방 다녀올게. 어디 가면 안 돼. 머리를 잔뜩 헝크러뜨리고 영 못 미더운 마음의 표상으로 눈살을 찌푸려 이리저리 들여다 보기까지 했다. 약속할 거지? 가지런한 손가락을 걸고 복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고도 차마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을 어렵사리 한 발짝 떼었다. 드르륵. 병실문이 여닫히며 차스테인 모습도 줄어들었다. 허니는 반투명 문 위로 사람 형체가 멀어져 아예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차스테인을 따라가고 싶었지만 길어진 침대 생활로 온몸이 만신창이였다. 시시각각 찾아오는 두통에 가뜩이나 마른 다리는 후들거려서 걷는다 쳐도 오래 걷지 못할 테니 암만 고집을 부려도 소용 없었다. 결국 하릴없이 차스테인이 쥐어준 은색 케이스의 포커를 부적삼아 얌전히 앉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허니, 왜 울고 있어? 논리정연한 언변과 그를 뒷받침하는 총명한 생각을 가지고 여태까지 살아온 여자는 지금껏 이 정도로 당황해본 적이 없었다. 근 47년만의 일이었다. 자주 들락날락거리고도 문이 언제 고장났는지 몰랐던 터라 누구나 그러듯 잘 안 열리는 문을 힘주어 열어젖힌 건데 침대에 앉아 커다란 눈물방울을 매단 허니가 보였다. 불과 30분 만에 생긴 이 일을 어떻게 연관지어야 하지. 제시카 차스테인은 터무니 없는 의뢰인들에게 껄끄러운 말을 전하는 대신 매끄러운 대처를 선보이는 노련한 변호사였기에 쉬이 표정을 갈무리하고 높은 구두굽을 또각이며 다가오는 동안에 간단하게 사건을 요약했다. 허니, 이리와. 무슨 일이야? 한껏 다정한 목소리를 들으니 애써 참은 눈물샘이 툭 터졌다. 허니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제시카의 앞 셔츠를 손에 꼭 잡고 매달렸다. 흐윽.... 나 버린 거 아니죠? 아무래도 담당 주치의랑 이야기가 길어질 성 싶어 운전기사님께 허니를 먼저 집에다 데려다 달라고 부탁드렸다. 나중에 다시 물으니, 아가씨라고 부르면서 예우했다고 하던데 막상 와 보니 대궐같은 집에 덜렁 남겨져 구석에 몸을 구긴 허니가 보였다. 아마도 저를 버린 거라고 단단히 오해한 듯 눈물 콧물 쏟아내는 허니를 안아 들었다. 얼마나 기를 쓰고 울었으면 허니의 몸이 열이 나는 것처럼 뜨거웠다. 한참을 어르고 달래 오래간만에 사람 냄새 풍기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급하게 산 옷을 벗겨 씻으라고 화장실로 밀어 넣었다. 대충 눈대중으로 산 거지만 맞춤옷처럼 딱 맞는 허니 옷을 무심코 내려다보다 화장실 문이 열리고 뿜어지는 뜨거운 김과 쏟아지는 물줄기 사이로 씻겨달라는 허니 목소리가 들리자 차스테인이 옷을 침탁에 내려놓고 급하게 화장실로 들어간 뒤 문이 닫혔다. 그날 밤, 침대에서 턱을 괴고 쌔근쌔근 잠든 허니 얼굴을 내려다 봄. 팔자에도 없는 육아를 하게 생긴 차스테인이지만 무감각하던 허니가 자신 때문에 울던 모습이 아른거려 남몰래 입술이 조그만 호를 그림. 한편, 허니가 꾸는 꿈은... "응.. 허니. 마미 왔어. 집에 가야지?" 허니와 차스테인 나이차가 2n살 정도라 당연히 마미라고 생각하는 허니와 허니의 불행한 유년기를 알기 때문에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마미 아니라고 못 말하는 차스테인 bg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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