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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너붕붕 정신나간 사랑 갈구하는 조엘이앱에서 작성
ㅇㅇ
24-03-31 02:17
bgsd ㄴㅈㅈㅇ
너붕은 여기가 병원인지도 몰랐을 거다. 분명 너붕이 눈 떴을 때 간호사가 말하기를 너붕은 교통사고를 당했고 큰 외상은 없지만 깨어나질 않아서 일단 응급실에 실려온 거라고 했거든.
간호사는 부모님께 연락 남겼으니 오시기 전까지 침대에 누워서 안정을 취하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병실을 나갔을 거임. 혼자 남은 병실에서 너붕은 외상이 없다는 사람한테 1인실을 통크게 내준 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곧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를 걱정하고 있었을 거임.
무슨 병실에 시계도 없냐.
아, 핸드폰. 침대 옆 협탁이나 소파 위를 다 뒤져봐도 네 소지품은 보이질 않았음. 간호사도 별말이 없어서 까먹었던 너붕은 큰 문제가 없다고 했으니 무거운 몸을 천천히 일으켜 병실 밖으로 나왔겠다. 살다살다 링거를 주렁주렁 달고 다닐 줄이야.
흰 문을 나선 너붕의 시야에 들어온 건 흰 벽, 흰 바닥, 흰 천장. 그리고 꽤 먼거리에서 걸어오는 한 남자 뿐었겠지.
"..."
저런 얼굴을 이전에 본 적이 있다면 당연히 기억했겠지. 잊어버리기도 쉽지 않은 외모니까. 그 와중에도 너붕은 이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알 수없는 표정의 남자를 가만 보고 서있었는데, 남자가 꽤나 가까이 왔을 때야 너는 모르는 사람을 너무 빤히 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을 거임.
"..."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남자에 너붕은 한 순간 숨쉬는 법도 까먹고 멀뚱히 남자의 갈라진 턱에서 동글지만 높은 콧대를 지나 기어코 그 눈을 마주하게 됐겠지.
.
.
.
여기까지가 네 기억의 마지막이었음. 그리고 또 너붕은 기절해버렸고. 다시금 눈을 떴을 때는
"...너한테 약이 좀 셌나봐"
자꾸 픽픽 쓰러지네.
이렇게 말하는 남자의 표정에는 큰 미동이 없어서 너붕은 이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많이 늦었을 거다. 당신 뭐야, 여기는 어디고.
"그래도 아프진 않은가보네"
말을 하다가 마는 남자에 너붕은 그제서야 침대에 가지런히 뉘인 네 두 발목을 옥죄고 있는 사슬의 소름도는 냉기를 느꼈을 거임. 발목 주변으로 웅덩이 진 시트 위 핏자국은 덤으로.
너붕은 비명에 가까운 울음을 토해냈겠다. 엄밀히 말하면 누군가 듣길 바라는 비명이 맞긴 하지만. 남자의 얼굴은 조금도 달싹이지 않는 게, 서로 같은 대화를 나눈 게 맞긴 한가 싶을 정도였을 거임. 온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갈 만큼 우는 너붕을 가만히 보던 남자는 너붕의 울음섞인 숨소리가 겨우 잦아졌을 때가 되어서야 입을 열었겠지.
"너 기절은 잘하면서 마취는 잘 안 먹더라, 발버둥을 얼마나 치는지..."
너붕의 발목을 못쓰게 만들 때 다쳤다면서 자기 할말만 하는 남자는 왼쪽 가슴 위에 난 상처를 보여주며 네 감정을 조금 이해하지 못했고. 이내 좁은 침대 위까지 올라와 너붕과 틈없이 가깝게 누웠음.
너붕의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는 손길이 어찌나 조심스러운지. 이런 사람이 제 발목을 부러뜨려놓은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였겠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좋아질 거야"
"..."
"내가"
.
.
.
저기 병원 원장이 몇 년 전에 와이프 잃고 난 이후로 제정신이 아니래.
-그래?
어엉. 이후로 병원도 접고 그냥 은둔생활하는 거 아냐.
-와이프가 어쩌다 죽었길래, 충격이 컸겠네.
와이프가 영 걷질 못했으니까 어디서 굴렀던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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