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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브아이스로 인어 아이스 좋아하는 매버릭앱에서 작성
ㅇㅇ
24-03-26 23:48
매브아이스 맵아
인어아이스 좋아하는 매버릭… 중세 로판정도 배경으로 어디서 납치해온 인어아이스 황궁에서 키우는 매버릭 보고싶다. 납치라고 하긴 사실 조금 웃긴데, 처음에 발견한 건 황궁 뒤쪽으로 꽤 나가면 있는 좁은 만이었지. 만을 감싼 절벽이 높고 바람이 많이 부는 탓에 살짝만 긁혀도 상처가 깊게 나는 돌벽 사이에 작게 나 있는 만에서 발견됐음. 처음에 발견한 건 매버릭이었어. 막내황자는 어릴 때 부터 성격이 워낙 자유로운 탓에 자주 밖으로 몰래 나가곤 했는데, 한밤중에 바닷가로 갔다가 그 깜깜한 곳에서 황금빛 비늘에 뒤덮힌 어린 인어를 발견한거야.
처음엔 그저 깜깜하기만 해서 몰랐는데, 막상 사람을 불러 데려와보니 피 투성이에 여전히 피가 줄줄 흐르는 상처도 있었지. 아마 정신을 잃고 파도에 떠밀리다가 절벽에 부딪히면서 생긴 상처인 듯 했음. 인어는 원체 희귀한 종이라 나라에서 보호해야 하기도 했고, 또 워낙 어린아이기도 했으니 황제도 인어를 치료하는데 급급했지. 심지어 아이스는 반인어인것 같았어. 인어와 인간의 혼혈이라, 몸이 온전히 물 밖으로 나오면 황금빛 지느러미가 순식간에 사람 다리가 됐지. 물론, 지느러미도 다리도 워낙 상처가 깊은 탓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지만.
아이스는 매버릭과 거진 비슷한 나이로 보였음. 아이스는 인어답게 경계심이 강해 아무하고도 말을 하려 하지 않았고 제 몸을 붙잡는 모든 것들을 전부 물어뜯으려고 했는데, 그건 이성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아이스의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이라서 인 것처럼 보였지. 그래서 아무도 아이스의 이름을 모르니까, 매버릭은 처음에 생각했던 이름대로 아이스를 불렀음. 처음에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아이스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저 애 눈이 꼭 두껍게 언 북쪽의 얼음같다고 느꼈거든.
하여간 처음에는 엄청난게 경계하고 날을 세웠지만 어쨌든 사람들이 저를 치료해주고, 보호해주니까 서서히 경계를 누그러뜨리는 아이스…… 심지어 매버릭은 하루가 멀다하고 황궁 밖으로 놀러다니는게 일상이었는데, 아이스가 온 뒤로는 매일 거의 하루종일 아이스가 있는 작은 욕조에 딱 붙어서 조곤조곤 대화하는거. 어린 인어라 그런지 배우는게 빨라서 아이스는 빠르게 매버릭이 가르쳐주는 언어를 습득하겠지. 원래 인어는 깊은 물 속에 있어야 하지만 상처가 깊어서 꼬리를 잘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스를 위해서 황제는 비교적 얕은 욕조에 물을 가득 채워서 머물 수 있게 해줬음. 매버릭은 본래 황금빛 비늘로 덮여져 눈이 부실정도로 반짝반짝했을 꼬리가 심한 상처로 뒤덮혀 볼품없게 비늘이 다 뜯겨나가고 살이 찢어진 걸 늘 안타깝게 바라봤음. 그리고 가끔 치료를 위해 아이스를 물에서 꺼냈을 때, 사람 다리로 변한 모습에도 그 상처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니까 어린 마음에 늘 걱정했을듯.
하지만 그게 변질된 건, 아마 아이스의 상처가 거의 다 나았을 때일거임. 상처가 워낙 깊은탓에 낫는데도 오래걸려서, 아이스와 매버릭이 열 다섯살 즈음의 모습이 되었을 때 아이스는 이제 밖에서도 잘 걸을수도, 물 속에서도 잘 헤엄칠수도 있었음. 아이스가 구조된지 이 년 정도가 지났을 때였지.
아이스는 자신을 구해줬던 매버릭과 꽤 친했고, 이제는 익숙한 언어로 말을 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그 때까지도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원래 이름이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았어. 매버릭도 구태여 더 묻지 않았지. 그것 말고도 아이스와의 이야기는 재밌는게 아주 많았으니까. 하지만 대충 그 동안 이야기로 짐작해보면, 아이스는 그 사고를 당한 날이 처음으로 뭍으로 나온 날인것 같았어. 늘 어머니와 함께 깊은 바다 속에서만 생활했다고 했지. 하지만 독특하게도 매버릭이 처음 아이스를 만났을 때 아이스의 입에서 나왔던 날카로운 이국적인 언어는 지금 생각하면 매버릭의 나라와 북쪽으로 맞닿은 나라의 언어였거든. 그래서 매버릭은 당연하게도 아이스가 그 쪽의 바다에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거지.
다 순조로운줄 알았는데, 조금 문제가 있었음. 황제도, 그리고 아이스의 진료를 담당했던 황실 의사도 아이스가 이제 바다로 돌아가는 걸 허락했는데 매버릭이 막아서기 시작했거든. 정이 든 친구를 보내고 싶지 않다기에는 조금 더…… 집요했음. 그리고 일은 한 층 더 심각해졌는데, 상처는 전부 회복했다지만 아무래도 헤엄치는거에 비해서 직접 인간 다리로 걷는 경험이 현저히 부족한 아이스를 억지로 물 밖으로 꺼내서 강제로 안아버렸기 때문이지. 그것도 매버릭이 자신의 발현일에 말야.
막내긴 하지만 황제의 사랑받는 아들인 황자의 우성 알파 발현일에 맞춰 황자의 발현을 도울 수많은 오메가들이 진작부터 준비하고 있었는데, 정작 황자는 이미 지난 저녁에 아이스를 몰래 제 방으로 데려놓고는 문을 몇 곂이나 걸어잠그고 누가 불러도 나오지 않았어. 이제 막 발현하는 알파나 오메가는 공통적으로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도록 잘 조제한 약과 능숙한 상대의 페로몬이 있어야 간신히 이성을 유지하는데 그런게 전혀 없이 날카로운 페로몬만 나오는 방 밖에서 괜시리 사람들만 초조하게 기다렸지. 몇 번 우는 소리도 들렸던 거 같아.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겨우 문이 열렸을 때, 꼬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훨씬 약한 아이스의 두 인간 다리는 처참하게 꺾여있었고, 아이스는 마치 죽은듯이 침대에 누워있었지. 그것도 침대 이불에 둘둘 감겨서. 매버릭은 옷을 다 차려입긴 했지만 어딘지 멍해보였어.
그런 식으로 결국 황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매버릭의 인어가 된 아이스…… 인어라는게 무색하게 아이스는 물 하나 없는 막내황자의 방 밖에 거의 나오지 못했고 간혹 매버릭의 기분이 특별히 좋거나 아이스가 심하게 앓을 때만 매버릭은 조심스럽게 아이스를 황금빛 욕조에 담갔어. 아이스가 어릴 때 치료용으로 쓰던 것이니, 지금은 원체 작아진 대리석 욕조였지.
"어머니의 말이 옳았어. 인간을 믿어선 안되는 거였는데."
아이스는 눈을 뜨고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를 써서 모국어로 그렇게 말했음.
아이스는 거기서 두 번 정도 황자의 아이를 낳았음. 하지만 첫 아이는 아예 죽어서 태어났고, 두 번째 아이는 태어나서 얼마 안 가 죽었지. 매버릭은 아무 상관이 없었어. 어차페 제가 황가의 자손을 낳아야 하는 입장도 아니고. 하지만 아이스는 그 일들로 점점 약해졌지. 사실, 아이를 가지고 출산을 하기에는 인어치고는 워낙 어린 편이라 몸이 준비가 안 되어 있는것도 큰 요인이었음.
그러다 요즘 해안에서 인어가 자주 목격된다는 이야기가 나라 전체에 돌고…… 어느날 갑자기 매버릭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아이스가 사라져버림. 두 다리는 약해진 지 오래인데 분명 멀리 가지 못했을텐데도 전혀 찾을수가 없었어. 게다가 대대적인 수색을 막 하려던 차에 갑작스럽게 북쪽의 왕이 황제와 접견을 요청해서 더 이상 인어 하나 찾는 수색에 신경을 쓸 수가 없었지.
북쪽의 왕은 꽤 오래 황궁에 머물렀음. 왕은 최근 황국을 도는 인어에 대한 소문 때문에 온 거라고 했어. 자신 역시 찾고있는 인어가 있다고. 하지만 왕은 결국 몇 달 뒤에 아무 소득없이 돌아가야 했고 매버릭도 몇 달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렸지. 아이스는 더 이상 찾을 수 없었음.
금세 괜찮아 질거라는 생각과 달리 매버릭은 끝도없이 절망을 앓았고 보다 못한 황제가 누군가를 부름. 북쪽의 왕이 인어를 찾는답시고 머물때 함께 왔던 마법사였지. 하지만 마법사는 정작 매버릭과 단둘이 남자 뜻밖의 얘기를 꺼냈어. 절대 찾을 수 없을 거라는 거야. 너도, 북쪽의 왕도.
"북쪽의 왕이 찾는 인어는 네가 잃은 인어의 어머니야. 그리고 북쪽의 왕은 그 인어의 아버지지."
재스퍼 어빙이 아이스의 아버지라고? 하지만 그렇게 본다면 말이 돼. 아이스는 그냥 인어가 아니라 반인어라서, 약하지만 다리가 있거든. 그리고 아이스가 북쪽의 언어를 했던 것도…… 말이 되지.
마법사는 사실 왕실에 갇혀 있던 아이스의 어머니를 안쓰럽게 여겨 도망치게 했는데 그 때 아이스의 어머니가 임신했다는 걸 알았다고 했음. 그래서 그 때 아이스의 어머니에게도, 뱃속의 아이에게도 자기가 걸 수 있는 최고로 강한 마법을 걸었다고 했어. 그 어느 마법사가 와도 추적할 수 없는 결계를. 물론, 자신 역시도 추적할 수 없었지. 그게 들키고 나서는, 북쪽의 왕의 명령에 영원히 종속되는 벌을 받았지만.
"단 하나, 시도해 볼 방법이 있어."
"알려줘요."
"네가 인어가 되어 바다로 가는거야. 그건 내가 도와줄 수 있지. 하지만 넌 무언가를 희생해야 할 거다. 내가 그런 것처럼."
마법사는 한쪽 눈을 덮었던 안대를 걷었어. 그 안에는 끔찍한 구멍만 있고 아무것도 없었지. 공허했어. 그 결계는 워낙 강했고, 만들기 위해선 일종의 희생물이 필요했지.
"내 눈을 가져가요."
"그럼 바다속에서 그 애를 찾을 수 없을거다. 목소리를 내 놔."
"그건 안 돼요. 아이스를 만나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려면, 목소리가 있어야 해요."
마법사는 매버릭을 내려다봤음.
"미안하다는 말은, 목소리 없이도 수 천 가지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어. 네가 지금 잃을 수 있는 것 중 가장 가벼운 게 목소리다."
그리고 그 날 밤에 매버릭이 사라졌지. 완전히.
매버릭이 바다 깊은 곳에서 아이스를 만난 건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음. 꽤 오래, 라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거의 1년 뒤였지. 아이스와 아이스의 어머니인 시니어 -매버릭은 이 때 처음으로 아이스의 원래 이름이 톰 카잔스키인걸 알았지. 와 그가 속한 인어 무리들은 매버릭을 심하게 배척했어. 아이스와의 일을 모르는 상황에서도 워낙 경계심과 공격성이 높은 집단이니 외부인어를 허용할 리 없지. 심지어 말을 전혀 할 수 없다는 건 상처가 있지 않은 이상 마법사의 저주를 맞은 건데 그런 불경한 인어를 무리에 넣어줄 리가.
하지만 아이스는 봤어. 매버릭은 원래 사람이었잖아. 인간이었다고. 그런데 꼬리를 얻고 말을 하지 못한다? 그건 마법사의 '제안' 을 받아들인거야. 그리고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지. 저를 찾기 위해서.
사실 아이스도 매버릭을 싫어하지 않았어. 처음부터 날 구해준 존재잖아. 저 애가 없었으면 난 죽었을텐데. 그래서 아이스 그냥…… 시니어한테 사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몰래 나가 다른 인어들에게 구타당해 다친 매버릭을 안고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는거……어디로 떠났는지는 시니어도 알 수 없었겠지. 하지만 아이스는 반인어고, 매버릭은 주술로 인어가 된 거라 둘 다 뭍에서도 생활할 수가 있어서 가끔 햇빛이 잘 비치는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진 인어들의 눈에 한두번씩 띄곤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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