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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조각 키드로우 아빠가 된 일진짱 4나더앱에서 작성
ㅇㅇ
24-03-30 20:37
https://hygall.com/589087450 -전
"형 준비 다했어요???"
"로우아저씨 준비 다했어여??"
빨간머리들이 소란스럽게 외쳐대는 소리에 면도하면서 그래그래 잠깐만-이라고 대꾸했음. 진료확인서 뜯어준다 했더니 아침부터 찾아와서는 학교에 보호자인 척 전화 걸어달란다. 현타와서 고딩이면 네가 스스로 아프다고 연락하라고 했더니 이제 안 믿어준다고 하길래 잔소리도 했지. 그러니까 평소에 거짓말 안 했으면 됐잖아!
그러면서도 결국해줌. 네네 안녕하세요 유스타스군 보호자 입니다... 네 삼촌인데요. 오늘 애가 아파서 못갈것... 진짭니다. 병원데려가서 진료확인서도 뽑을게요. 네네...
전화 끊고 대체 평소에 뭘하고 다녔길래 선생들이 이렇게 의심하냐고 화냈더니 몰라몰라요~ 빨리 놀이공원 가요~이런다.
어쩌다보니 메리 생일에 초대받은 로우였지. 메리가 손수 그려온 초대장을 내밀었는데 어떻게 거절하겠어. 결국 병원 땡땡이치고 펭귄에게 연락해서 진료확인서만 뽑아달라고 했음. 어차피 3살짜리가 놀이공원 가봤자 탈 수 있는 것도 없잖아. 라고 대꾸했다가 빨간머리 연합에게 몰매 맞았음. 아 놀이공원에 놀이기구만 타러가요??? 그 분위기를 느끼러 가는 거라고요! 낭만없긴.
네네 그러세요. 귀막고, 알겠으니 그만하라고 건성으로 대답하다가 마트가서 도시락 재료 사와서 늦게까지 유스타스야와 요리까지 해버렸음. 요즘 애들은 사먹는 거 좋아하지 않냐고 했더니 또 낭만타령하는 키드였지. 아 형! 생일인데 이런 거 받으면 더 좋을 거 아니에요. 정성과 사랑 몰라? 곰탱이 볶음밥에 계란 이불 덮어주고 별모양 햄과 문어모양 소시지에 꼬챙이 꽂는 큰 손이 부들부들 떨렸음. 양배추롤까지 돌돌 마는 실력이 나쁘지 않아서 칭찬도 해줬지.
메리가 좋아하겠는데? 그랬더니 입술 우물우물 거리면서 저, 결혼하면 꽤 쓸만해요. 이럼.
그래... 엄청 쓸만해보이더라. 아래가.
그 말은 삼켰음. 형 좋아하는 것도 넣죠. 주먹밥? 그렇게 말하는 애한테 내가 뭔 말을 더 하겠니.
그러고는 아예 이 집에서 자고가겠다며 메리랑 침대차지하고 푸하푸하 자버렸음. 거실에서 자려는 로우한테 형은 왜 침대에서 안 자요?라고 물어보는데 양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야. 너 하나로 침대 꽉 차. 그랬더니 메리가 아빠 살 빼. 라고 해서 크게 웃어버렸음. 아빠 이거 다 근육이야!!라며 옆자리 팡팡 치며 트라팔가형도 누워요!!하는데 양심 찔려서 그냥 소파에서 자버렸지. 내가 니 옆에 누우면 큰일을 저지를 것 같다 유스타스야.
어려서 그런지 부지런도 하다. 일찍 일어나서 둘이 아침먹고 멋내고 아주 난리를 쳤음. 왁스칠하며 머리 세우는 놈을 보며 저게 어딜봐서 애아빠냐-라고 생각했는데 앉아서 메리 머리 묶어주는 거 보니 애아빠가 맞긴했지. 커다란 손으로 조그만 머리통을 잘도 컨트롤했음.
자 손님, 어떤 머리를 원하세요?
무지무지 쎈 해적 머리!!
저녀석 미용학교라도 다녔나. 메리의 머리를 순식간에 예쁘게 세팅해주는 키드의 손놀림을 보며 감탄했지. 머리 땋을 줄도 아네.
손님 다 됐습니다. 5천만원입니다.
너무 바가지다!
손님은 예쁜 빨간머리니까 깎아드릴게. 백만원만 줘.
여기 백만원!
하고 유스타스야의 손바닥을 찰싹 내리치는 메리를 보고 로우는 둘이 잘논다. 라고 생각했지. 애가 애를 키운다니까.
미적미적 준비하고 면도하는데 밖에서 하도 난리쳐서 속도를 내다가 살짝 베였음. 화장솜으로 대충 닦고 나왔더니 유스타스야가 피난다며 얼굴을 들여다봐서 순간 숨이 멈춤.
"어, 형 피나는데."
"면도하다가."
"아빠가 자꾸 빨리 나오라구해서 다쳤자나!!"
"야, 나만 그랬어? 너도 그랬잖아!!"
"아빠가 더 크게 소리질렀자나"
"이건 우리의 잘못이야 메리."
"아냐 오직 아빠의 잘못이야."
"얘들아 제발 조용히하고 가방 챙겨라."
난 왜 팔자에도 없는 육아를 하고 있지. 왜 코라 씨가 애들 다 집어던졌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음. 아 물론 메리는 귀여워. 유스타스야를 잠깐 던지고 싶었음.
메리가 날개달린 유니콘 가방을 챙기러가자 키드가 다가와서 로우의 얼굴을 잡았음. 뭐 뭐야 이러지마!! 화악 붉어진 얼굴은 다행이도 섹시태닝피부라 잘 티가 안 났음. 아마도? 응 아마.
"형. 밴드 붙여야겠는데요."
"어어...그래. 내가 붙일게."
"아 기다려봐요. 내가 좋은 거 있으."
주머니 뒤적거리더니 밴드 직접 뜯어서 얼굴에 살포시 붙여주는데 거기에 또 심장이 두근거렸지. 아 얘는 무슨 사람을 자꾸 꼬시냐. 꾹꾹 눌러주는 손길에 숨도 제대로 못쉬고 꼴딱거렸음.
"아 귀엽다."
핑크색 캐릭터 밴드를 붙이더니 그렇게 말하고 휙 가버려서 호통칠 타이밍도 놓쳐버렸음. 뭐? 내가 귀여워?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ㅎㅎ 내가 ㅎ 귀 ㅎ 여워?ㅎㅎ 아주 혼을 ㅎ 내줘야겠ㅎㅎㅎ
"로우아저씨 기분 안 좋은가봐..."
기분나쁘게 흐흐 흫 흐흐... 웃는 로우를 보며 슬그머니 피하는 메리였음.
로우가 운전까지 해주니 두 빨간머리는 신나서 차 안에서 노래를 불러댔음. 그래 아주 전국노래자랑이다 얘들아... 귀에서 피나는 거 같은데 즐거워보여서 그냥 냅둠. 목이 깔깔해서 사탕 물고싶어져서 옆을 더듬거렸음. 근데 바스락거리는 비닐이 아니라 말랑물컹한게 만져져서 헉했지.
"아 형 어딜만지는...?ㅋㅋ"
머쓱해서 웃음으로 무마하려는 태도가 더 민망해서 자연스러운 척 손을 거두었음. 와 씨 실한 거 봐. 순간 뭔가 했다. 튼실하고 두툼하고 뜨끈한... 왜 허벅지를 만졌는데 좆이 만져지냐고. 더 만지고 싶은데 싫은 척 손을 거두어야해서 슬펐음. 흑흑 진짜 저거 눈으로 보고싶다...
"왜 거기다 넣어다녀."
"그럼 어떡해요 이게 최선인데."
"반대쪽에 넣었어야지. 내가 만져버렸잖아."
"지금 내 탓이라는 거?"
"아무래도 그렇지."
당황해서 존나 헛소리함. 다행스러운건 헛소리가 효과있었다는 거지. 키드놈이 푸학학학 웃으면서 넘어갔으니까. 유스타스야는 이미 잊고 뒷좌석의 메리와 웃고 떠는데 로우는 심란했음. 아 그 좆이 진짜... 탐스럽고 실한...
놀이공원에 도착해서 하루 종일 굴려졌더니 잡생각이 지워졌음. 얘넨 지치지도 않나. 돌아가는 컵을 몇번이나 탔는지 토할 것 같았지. 아기가 탈 수 있는 놀이기구는 한정되어 있으니까. 참고로 회전컵을 미친속도로 돌려대는 유스타스야놈을 말리느라 목이 다 쉬었음. 메리는 무섭지도 않은지 아빠 더 빨리!!! 이러고 부추겼고. 울렁거리니까 잠깐 쉬자는 로우의 말에 아이스크림 사먹으며 벤치에 앉아있는 중. 숨돌리며 주변을 보니 교복입고 온 애들도 많았음. 성인인지 학생인지 구분이 안 가네.
그리고 이 세명은 남들이 보기에 묘했지. 191cm의 잔뜩 문신하고 피어싱한 무서운 남자. 얼굴에는 핑크색 밴드를 붙임. 205cm의 근육질에 립스틱과 네일을 한 남자. 그리고 예쁘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빨간머리 어린이. 메리와 키드가 조금만 덜 닮았어도 아마도 납치범으로 오해받았을지도.
줄곧 메리가 흘리는 아이스크림을 닦아주던 키드의 시선이 잠시 다른곳에 가있길래 쫓았더니 학생무리를 보고있음. 교복을 입은 학생을이 롤러코스터를 타기 위해 줄 서러가는 모습을 빤히 보더니 뒷목 벅벅 긁고는 다시 물티슈 뽑아서 메리의 손을 닦아주었지.
"유스타스야."
"엉?"
"저거 타고와라."
"됐어요. 메리는 못타는데."
"메리랑 나는 여기서 놀고있을테니까 너 혼자 타고 오라고. 싱글라이더면 빠를 거 아냐."
그 말에 주춤거리더니 진짜 타고와도 되냐고 되물어본다. 타고 싶었으면서.
"응. 너 없는 동안 우리는 팝콘 먹을거다."
"형 진짜 고마워요."
손잡고 흔들흔들. 헤프다고 생각하면서도 좋았음. 그래 아직 너도 애지... 저런거 타고 싶은.
신나서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다가 메리에게 사진 많이 찍자고 말했음. 포즈 잡는 메리를 위해 바닥에 붙어가며 사진을 찍어주는 로우였지. 내가 팔자에도 없는 짓을 몇 번이나 하는지.
그렇게 키드가 타고 싶은게 있을 때마다 혼자 보내버렸음. 처음에는 주춤거리더니 신나서 잘 타고와서는 산책에 만족한 개처럼 꼬리를 마구 흔들어댔지. 형은 타고 싶은 거 없어요???라는 말에 응. 토할 거 같다. 라고 대답하고 먹금했음.
도시락맛도 좋았음. 메리가 엄청 좋아하는 걸 보자 뿌듯했지. 비록 로우가 한 건 세척과 칼질이 다였지만...
맛있냐며 먹여주던 키드가 손을 멈칫한 건 메리의 말 때문이었음.
"너~무 예쁘고 맛있어!! 아빠, 이거 엄마한테도 주고싶다, 그치?"
잠깐 멈칫했다가 그으럼~하고 어색하게 웃는 유스타스야였음.
로우는 웃지도 못하고 주먹밥을 입에 넣었지.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네.
밤이되자 불꽃놀이가 터졌음. 메리 보여주겠다며 목마를 태워주는데 이 해적소녀의 악력이 어마어마해서 머리 다 쥐어뜯음.
ㅇ야야야야 아빠 머리 빠져!!!라며 성질부리면서도 메리를 내려놓지는 않았음. 오랜만에 보는 불꽃은 참 예뻤지. 로우는 자기도 모르게 넋놓고 봤음. 이런거 보니까 좋네. 왜 유스타스야가 낭만 타령했는지 알 것 같기도. 환상적인 하늘을 보며 메리의 눈이 초롱초롱해졌음. 같이 오기를 잘했다. 불꽃놀이의 끝무렵 주변에서 커플들이 뽀뽀를 하기 시작해서 로우는 눈을 가늘게 떴음. 그래...... 좋니? 그렇구나.
괜히 분위기가 묘해서 옆의 유스타스야를 힐끗봤는데 얘 표정도 묘했지. 사이좋은 커플들을 보면서 입 꾹다물고 정색하고 있는 얼굴에 많은 생각이 스쳐가는 거 같았음.
쟤는 내 생각 안 하겠지.
씁쓸한데 그래도 불꽃은 아름다웠음. 이제 집가서 씻고자면 보람찬 하루가 되겠지.
메리는 피곤했는지 머리 말려줄때부터 꾸벅꾸벅 졸더니 바로 잠들어버렸음. 조심스럽게 메리를 침대에 옮겨주고 나온 유스타스야가 거실에 앉아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더니 움직임이 멈췄지. 분위기가 이상해서 무슨일이냐고 물어봤음.
"야. 왜그래?"
맥주캔 까면서 물어봤더니 애가 안 움직임. 저기요? 톡톡 쳤더니 핸드폰을 불쑥 내밀겠지. 핸드폰 화면에는 인스타그램이 띄워져있었음. 활기차고 행복해보이는 표정의 여자가 뺨에 입을 맞추는 남자의 머리를 팔로 감싸고 있는 사진. 이게 뭔데. 알거같으면서도 물어봤음. 혹시나해서.
"....메리 엄만데요. 가서 잘 사나봐요."
목소리가 확 가라앉아서 로우도 철렁했지. 어어...어... 남자친구 생긴거야?라고 등신같은 질문이나 해버렸음. 좀 더 나은 말이 있었을 텐데.
"뭐... 나랑 딱히 결혼한 것도 사귀는 것도 아니었으니까...그래도...그래도..."
메리 생일인데. 입술 꾹꾹 눌러가며 말하는 목소리가 떨렸음. 사랑하지 않아도 막연하게 함께하게 되지 않을까. 가족이니까. 돌아오면 내 가족이 되는 거 아닐까. 메리와 함께. 어린 유스타스 키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음. 내가 싫어도 별로여도... 메리는...
그러면서도 누나가 고생했고 힘든것도 아니까 함부로 말할 수가 없었지. 침울한 등위로 따뜻한 손이 올라왔음. 토닥거리는 그 손이 위로가 되어서 그대로 가만히 있다가 말했지.
"형. 나도 술 마실래요."
이번에는 호통치지 않고 조용히 맥주캔 따주는 로우였음.
"나는....누나가 돌아오면... 진짜 잘하려고 했다고요오...."
흐어어엉ㅇ
술 몇번 들어가더니 훌쩍훌쩍 거리는게 영락없이 애임. 그게 안쓰러워서 계속 술 까줬지.
"...너 그 누나 되게 좋아하나보다?"
"아니이...! 그게 아니라!!! 그냥...그... 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알죠 뭔지? 난 가족으로서 같이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흐어어..."
뭐하는거야. 물 따라주고 등 두드려줬음. 하긴 어렴풋이 우리는 끝났구나- 상태와 실제로 새로운 애인을 데리고 나타난 것을 모격하는 건 상당히 다르지. 충격적이고. 네가 아직 어려서 쓴맛을 몰라서 그래. 꼰대같은 생각을하며 열심히 유스타스야의 등을 어루어만지며 위로해줬음. 너도 참 순진하다. 다시 같이 살 생각을 하고.
"형은 이런적없죠?"
"일단 애가 있어본 적이 없다."
"아니이... 하...몰라요.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
소파에 등을 기대고 쫙 뻗어버리는 놈을 보며 끌끌거렸음. 이거 내일도 학교 못갈거 같은데 또 내가 전화해줘야겠네.
"형은 짝사랑같은 것도 해본적 없죠. 지금 내 마음 모르죠."
"너도 짝사랑은 아니잖아. 이제 안 좋아한다며 이새키야."
"아니 그렇긴한데 아무튼 차였잖아요..."
"그리고 없기는 뭐가 없어 현재진행형이다."
술기운에 툭 뱉었는데 말하고나서 아차했지만 이미 늦었지. 유스타스야는 갑자기 술이 깬것처럼 소파에서 등을 떼더니 벌떡 몸을 일으켰음. 그리고는 부리부리한 눈을 더 땡그랗게 뜨고 물어봤지.
"형 좋아하는 사람있어요??? 누구요??? 누군데요??? 왜 말 안했어요???누구예요?? 어디살아요???병원사람이에요???누구지???ㄴ언제부터???"
"아오 시끄러!!! 그리고 눈 크게 뜨지마, 안 그래도 무서우니까!!!"
버럭했다가 메리가 자고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다시 볼륨을 줄였음. 하여튼 유스타스야의 바보짓에 매번 휘말린다니까.
"아니이 누군데요... 언제부터... 왜 우리한테 말 안 해줘요? 이거 배신이야... 트라팔가 바보멍청이똥깨배신자."
"욕 단어 선택 봐라. 3살이 너보다 수준 높을듯."
"좋아하는 사람 누군데!!! 왜 화가 나지??"
쉭쉭 거리면서 바짝 다가온 그 얼굴에 어이가 없었음. 그러게 네가 왜 화를 내냐? 말 안 해준 게 그렇게 서운한가. 그치만 그게 바로 너란말이야 어떻게 말해.
애새끼처럼 성질부리더니 몇초만에 얼굴 표정이 풀어지면서 울먹거렸음. 어 뭐야 왜이래...
"우씨... 나빼고... 다들 몰래 누구 만나네... 메리엄마도... 형도... 다 나만 왕따시키지..."
억울한지 입술 깨물고 쁘아아악 울려는 거 꾹 참는 표정이 웃긴데 안쓰럽고 귀엽고 바보같고... 나 콩깍지인가. 불쌍한데 귀여움. 술 먹어서 그랬는지 그날 불꽃놀이때부터 분위기가 묘했어서 그랬는지 머리에 총이라도 맞았는지. 그대로 키드의 볼을 콱 붙잡고 입술을 붙여버렸음.
...?
어리둥절한 그 얼굴을 보면서 눈도 안 감고 빤히 쳐다보며 혀로 마구 헤집어버렸음. 모르겠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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