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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섭대만 대만이한테 붕어빵 사다주는 태섭이가 보고싶다앱에서 작성
ㅇㅇ
23-11-21 20:23
간만에 일찍 연습 끝난 날, 각자 할 일 하러 뿔뿔이 흩어진 북산 농구부. 누구는 오랜만에 데이트를 한다고 했고 누구는 오랜만에 가족 외식을 한다지. 간만의 휴식에 다들 좀 들떠서 자기가 뭐하러 가는지 왁자지껄 떠들며 옷갈아입는데 옆에 있는놈은 영 조용하길래 넌 뭐 없냐? 하니까 송태섭은 책을 좀 사러 시내에 나가야한대. 책은 무슨 책ㅋㅋㅋ 너 책 읽기나 하냐? 괜히 좀 놀리다가 아 필요한 건 읽거든요. 티격태격하고 일찍 집에 들어온 대만이. 저녁먹고 씻고 방에서 농구잡지나 뒤적이고 있었겠지. 그러던 한순간 톡, 하고 소리가 들려... 뭐야.. 그냥 잡지나 계속 팔랑거리며 넘기는데 또 톡, 톡, 창문가에서 일정하게 소리 나서 ....진짜 뭔데. 하고 내다봤더니 아까 학교에서 본 농구부 주장 후배가 자전거를 끌고 와있는 거. 송태섭이 정대만 집에 왔던 적은 두어번 정도밖에 없겠지. 어렵게 구한 상대팀 비디오를 볼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정대만이 뭐 우리집이라도 갈래? 했을 때 말고는... 근데 그런 애가 여기까지 와있는 걸 보니까 설마 농구부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생각들어서 걱정이 드는 대만이. 겉옷도 안입고 잠옷차림 그대로 후다다닥 빠르게 내려가 현관문 열고 태섭이 보자마자 왜? 무슨 일 있어? 어디 누구 다치기라도 했어? 인사도 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마구 물어보겠지. 근데 그 후배는 좀 멋쩍은 얼굴로 ....다치긴 뭘 다쳐요. 하고는 좀 퉁명스럽게 부스럭 소리를 내며 잠바 안에서 갈색 커다란 봉투를 꺼내서 내밀어. 우선 주니까 뭔지도 모르고 받긴 받은 정대만. 갓구운 빵냄새가 나길래 안을 쳐다보니 봉투 한가득 붕어빵이 들어있는 거ㅋㅋㅋㅋ 정대만 ...붕어빵? 갑자기 이걸 왜? 얼떨떨한 얼굴로 뭐 어쩌라는 건지...? 앞에 있는 후배만 멍하니 쳐다보는데 송태섭이 영 뻘쭘한 투로
.... 전에 선배가 먹고싶다고 했었잖아요. 요즘엔 잘 안 판다고.. 저쪽 번화가에서는 팔더라고요? 마침 지나가는 길이니까.... 어려운 것도 아니고요 뭐.... 어... 슈크림이랑 팥 반반이래요. 많이 샀으니까 부모님이랑 같이 드세요. .....따뜻할 때 얼른 먹어요. 선배 옷도 춥겠다. 들어가요. 그럼 전 이만.
하고 자기 할 말만 뱉고선 자전거 찌릉 울리면서 슝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ㅋㅋㅋㅋㅋㅋ 대만이 이게 뭐지....? 진짜 좀 당황스러워서 어??? 야?! 이미 사라진 송태섭 뒤에서 메아리 울리게 부르기나 하다가ㅋㅋㅋㅋ 허...하고 붕어빵 봉투랑 우두커니 서있겠지. 근데 바람이 휘잉 부니까 진짜 좀 추워서... 코 훌쩍이며 집에 들어가ㅋㅋㅋㅋ 가니까 엄마가 너 왜 잠옷바람으로 밖에 뛰어나가냐고 무슨 일 있냐고 그래서. 아니... 우리팀 주장이 이거 줘서... 하고 붕어빵 봉투 내밀었더니 엄마가 엄청 웃겠지ㅋㅋㅋㅋㅋ 그리곤 와 맛있겠다. 엄마도 먹어도 돼? 하길래 응... 부모님이랑 같이 먹으라고 많이 사왔대... 했더니 또 엄청 웃으심. 너무 귀엽다고ㅋㅋㅋㅋㅋ 그리곤 주장이면 저번에 왔던 그 후배지? 머리 올리고 피어싱한 애. 응~ 엄만 좋아. 하고 하하 웃는데 대만이는 어엉... 대충 대답해주면서 붕어빵... 붕어빵... 생각하고 있겠지. 그러다 아!....설마.... 하고 기억을 하나 떠올리는데 몇 주 전이었나... 중식이가 최근에 붕어빵을 먹었는데 요즘엔 천원에 두 마리밖에 안주더라 이런 얘길 했었고.... 옆에 있던 호식이가 자기네 동네는 세 마리라는 얘길 했었고.... 그때 아마 정대만이 아아 붕어빵 갓구운 거 맛있지 바삭한 거. 그거 좋은데... 근데 요새 우리동넨 장사가 없는 거 같더라고 은근 찾기 어렵다니까? 같은 소릴 했던 게 기억이 나. 설마 그녀석 그거때문에 챙겨준 건가.....? 하다가 머리 쥐어뜯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걘 원래 이러나? 부원들한테 다 이래? 이걸.. 하나하나 기억하고 사다 줄 일인가? 동네 좀 멀지않아? 아니 붕어빵을 봐서 떠오르긴.. 한 거 같은데.... 이렇게 친절하다고?? 왜??? 3학년 나만 남아서????.... 따위의 생각들을 두서없이 마구 하느라 저녁 내도록... 실은 잘 때까지도 그 후배만 계속 떠올려 버리는 게 너무 보고싶다ㅋㅋㅋㅋ 붕어빵 봉투 불쑥 내밀고 자전거 타고 슝 사라져버린 송태섭을 떠올리기만 해도 어쩐지 속이 너무 답답하고 이상한 기분 들어서 뒤척뒤척 잠도 잘 안오는 걸로..ㅋㅋㅋㅋㅋ
태섭대만 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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