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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협 지각이 잦은 이유가 불면증 때문이면 좋겠다앱에서 작성
ㅇㅇ
24-03-03 20:18
밤새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다 깨면 이미 수업 시작하고도 한참 지난 시간임. 혼자 살아서 깨워줄 사람도 없고 비몽사몽인 상태로 학교 가면 종일 불려 다니면서 잔소리 듣겠지. 윤대협은 변명 뭐 그런 것도 없이 그냥 하하 웃고 말 것 같음.
잠 좀 자보겠다고 오만 걸 다 해봤는데 그나마 효과를 보인 게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었음. 그 때문에 자취방도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구했음. 창문으로도 충분히 바다가 보이는데도 윤대협은 굳이 밖으로 나옴. 낚싯대 드리워놓고 그 옆 간이의자에 앉아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부분을 멍하니 바라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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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곤란한걸. 눈으로 합숙 통지서를 읽던 대협이 짧게 한숨을 내쉼. 합숙 장소는 산 중턱에 위치한 수련회장임.
합숙 1일 차.
평소보다 배로 빡센 훈련이 끝나고 드디어 취침 시간이 됨. 숙소 바닥에 열 맞춰 이불 깔고 다 같이 누움. 군데군데에서 들려오던 속닥거리는 소리가 이내 코고는 소리로 바뀜. 대협은 어둠 속에서 혼자서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음. 몸이 피곤한거랑 별개로 잠이 안 옴. 앞으로 2주. 14일 동안 바다 없이 잠들 수 있을까.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림. 좀 걷고 오면 나으려나 싶어 몸을 일으키려는데 대협의 배 위로 탄탄한 팔이 퍽! 올라옴.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한 대협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옆을 바라봄. 잠버릇이 심한 영수가 바로 옆까지 굴러왔음. 남의 배에 팔을 얹은 거로는 모자랐는지 한쪽 다리까지 올리고는 잘도 잠. 졸지에 영수에게 안긴 꼴이 된 대협이 조심스럽게 팔다리를 치우려는데 평온했던 영수의 얼굴이 찌푸려짐. 우웅... 따위의 소리를 내며 더 꽉 옥죄어오길래 반항을 멈추고 순순히 안김. 대협의 움직임이 멈추자 영수의 움직임도 뒤따라 멈춤. 어색하게 눈을 굴리다가 감아버림. 맞닿은 부분으로 체온이 전해짐. 영수 되게 따뜻하구나.. 생각하다가 까무룩 잠듦.
아주 오랜만에 개운한 상태로 일어남. 이렇게 푹 자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음. 컨디션이 좋으니 저절로 훈련 성과도 좋아짐. 그날 연습경기에서 혼자서 31점을 득점했음.
"윤대협 너 뭐냐! 오늘 날아다니네!"
영수가 마치 본인 일처럼 좋아함. 너 이자식 평소에도 이렇게 좀 해보지. 제 등을 팡팡 두드리는데 웃는데 어젯밤 고롱거리며 자던 얼굴이 떠오름.
합숙 기간 내내 영수 옆자리를 고수했음. 영수의 고약한 잠버릇은 이상한 방향으로 제게 달콤한 잠을 선사했고 이대로 영원히 합숙이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까지 피어오르게 만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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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윤대협!!!!"
대협은 저 멀리 씩씩거리는 영수를 향해 손을 흔듦.
"너 임마 합숙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연습 빼먹고 낚시를 해?? 장난해???"
대협은 꾸짖을 갈! 하는 영수를 물끄러미 바라봄. 머리가 생각하기 전에 말이 먼저 나감.
"영수야"
"뭐!!!"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갈래?"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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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고 녹화해 둔 농구 경기 보고 농구 잡지 후루룩 읽다 보니 자야 할 시간이 훌쩍 넘었음.
대협이 젖은 머리카락을 탈탈 털면서 방으로 들어옴. 먼저 씻고 나온 영수가 침대에 걸터앉아 하품함. 베개를 끌어안은 채 졸음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함.
"난 어디서 자면 돼?"
"침대에서 자"
영수가 이불속으로 꾸물꾸물 기어들어감. 목 끝까지 이불을 덮고 나서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말함
"내가 침대에서 자면 넌 어디서 자"
"같이 침대에서 자면 돼"
영수가 얼굴 위로 물음표를 띄우는데 불을 끈 대협이 침대로 들어옴. 영수는 당황했음. 한 침대에서 같이 자자는 말이었어?
"좀... 비좁지 같지 않아? 내가 바닥에서 잘게"
"손님을 어떻게 바닥에서 재워"
대협이 눈을 감더니 바디필로우 안듯 자연스럽게 영수를 껴안음. 영수는 잠이 다 달아나버렸음.
"..대협아"
"응 잘자 영수야"
"그게 아니라"
"맞아 영수 네가 내 바다야.."
영수를 토닥거리던 대협이 늘어지는 목소리로 말함. 그게 무슨 말이야? 대협은 혼란스러워하는 영수를 두고 먼저 잠에 빠져들어버렸음. 벽과 대협의 품 사이에 갇힌 영수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움. 좋아하는 애가 온몸으로 저를 껴안고 있는데 어떻게 잠을 잘 수가 있겠음.
대협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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