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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증기삐약이 시장 골목 이쁜이가앱에서 작성
ㅇㅇ
23-11-22 00:48
보고싶다
시장 골목에 삐약이네 반찬이라고 식당 겸 반찬가게가 있는데 그 집 아들 로그가 이쁘기로 소문나서 어른들이 밥먹으러 갔다가 용돈 주는 값이 더 나간다는 마성의 가게로 유명함
마침 그 동네에 아들래미 키울 시간도 없이 바쁜 교수쀼가 있는데 여기 반찬이 유일한 식량 보급처일듯. 아침 점심 저녁 전부 아들 수증기가 식탁위에 올려둔 돈 가져다가 장봐서 먹음(애가 어른을 키워욧...)쨋든 그래서 가게 주인 잘린이네 대표 vvvip 손님이 되었는데, 사실 수증기가 그 가게를 찾는 이유는 맛있는 반찬을 넘어서 다른 이유가 있을 거 같다
바로 그집 마스코트 임로그 때문임ㅇㅇ
얼마전부터 수증기가 학교 마치고 반찬 사러 들어가면 웬 조그만 귀여운 남자애가 카운터에 우두커니 서있는데 병아리 그려진 노란 앞치마 두르고 앞주머니에 잔돈 꽂아둔 모습이 너무 귀여운거임 아 삐약이네 반찬에 삐약이가 얘였구나 싶으면서 그날로 수증기 더 자주 방문하게 됨 진짜 애가 조그맣고 하얗고 세상 예쁘게 생겨선 몸에서 고소한 참기름 냄새 폴폴 나는게 존나 사랑스럽겠지
하루는 문 딸랑거리면서 들어가니까 차곡차곡 반찬 진열하고 있고, 또 다른 날은 쏘야볶음 소분하다가 한 개 자가 입에 넣고는 화들짝 놀라고, 어떤 날은 형아 엄청 자주 온다! 엄마가 이거 주래 하면서 방금 막 만든 따뜻한 계란말이 하나 입에 물려주는데 그날로 수증기는 결혼식장 알아봄.
원래 일주일에 서너번만 갔는데 이젠 거의 매일 찾아가겠지. 테교수가 뭐 이렇게 조금씩 사오냐고 그냥 한꺼번에 많이 사오라 해도 엄마, 지금 드시고 계신 떡갈비는 하루가 안돼서 사라지고요, 아빠가 드시는 시금치 나물은 신선도가 최대 이틀 유지돼요. 그냥 매일 사오는 게 맛있을 거예요. 이러면서 콩나물 무침 아삭아삭 씹어먹음.
한번은 학원이 늦게 마쳐서 저녁쯤에 급하게 반찬거리 사러 간 적이 있는데, 저녁에는 반찬보다 백반 장사 위주로 돌려서 훨씬 식당 분위기였음. 술상도 좀 있고 온갖 동네 지인들이 다 모여서 왁자지껄 시끄러운 편임. 수증기가 철문 드르륵 열자마자 낮이랑 다른 모습에 왜이러지 반찬은 살 수 있는 건가 하고 어버버 하고있는데 저 멀리 부엌에서 익숙한 아이가 나와서 얼굴이 환해짐. 그런데...
"아이고 우리 로그 언제 이만큼 컸어!"
삐약삐약 거리던 애가 참ㅇ1슬 앞치마 두르고 노오란 앞머리 핀으로 올리고는 사이다병에 숟가락 꽂고 노래 열창하고있음ㅋㅋㅋㅋㅋㅋ어른들 잘했다 잘했다 난리나고 엉덩이 팡팡 두들기면서 앞치마에 용돈 두둑히 꽂혀 있음 뒤늦게 인기척 느낀 로그가 고개 들어보는데 자기 가게 자주 오는 잘생긴 vvvip 형아 있는 거 보고는 순식간에 얼굴 새빨개짐ㅋㅋㅋㅋ 순식간에 화르륵 타올라서는 어, 어, 엄마아아!!! 하면서 괜한 엄마한테 짜중부리며 부엌으로 와다닥 뛰어들어가버림. 어,, 나 반찬 사야하는데,, 그날은 수증기 어쩔 수 없이 빈손으로 돌아감. 덕분에 교수쀼 저녁은 초라해졌는데 휑한 식탁 앞에서 혼자 맨밥 뜨다가 실실 웃는 수증기보고 의아하게 바라보는 교수쀼겠지 ㅋㅋㅋㅋㅋ
이제 겨울이니까 시장 가게들 다 분주해지는 모습임. 여기저기 배추 널려있고 김장 준비하는데 잘린이네는 손이 빨라서 벌써 새김치 내놓음. 수증기네는 다른 나물 반찬을 더 좋아해서 딱히 김치는 사먹는 편이 아니었는데, 평소처럼 계란말이, 소세지야채볶음, 각종 나물 반찬 차곡히 담고있으니까 등 뒤에서 삐약이가 졸졸졸 아쉬운 얼굴을 하고 따라다님. 왜 이러지? 싶은데 귀여우니까 가만히 냅두는데 애가 갑자기 이, 이건 안 먹어? 하고 작은 손으로 뭔가를 가리킴.
응? 하고 보니까 붉은 동치미임. 딱히 사려한 건 아니지만 귀여운 애가 귀엽게 물어보니까 덩달아 벌써 손은 동치미를 향하고 있음. 아.. 이거 맛있어? 하고 물어보니까 애가 막 동치미처럼 발그레해지더니 우물쭈물 거리면서
"이거 내가 담은 건데에........"
이럼.
그날 교수쀼네 식탁 한가운데는 커다란 유리그릇에 동치미가 담겨 올라가고 국그릇에도 국이 아니라 동치미가 담기는 기이한 저녁상이 차려짐
삐약이네서 반찬 잘 챙겨먹고 답지 않게 살오른 수증기가 학원 마치고 집 돌아가는데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붕어빵이 확 먹고싶어짐. 순간적인 충동으로 팥반슈반 사놓고 갑자기 입맛 뚝 떨어져서 아 이걸 어쩌지 망설이고 있었음. 근데 뒤에서 이모 슈붕 한봉지여!! 하고 웬 병아리가 와다닥 뛰어옴. 자세히보니 병아리 아니고 노란 삐야기 임로그임ㅇㅇ 근데 아주머니의 청천벽력으로 어쩌지 방금 형아가 마지막 슈크림 다 사갔는데~ 이럼. 쿠쿵 충격받은 삐약이 원망스런 눈으로 그 형아야란 사람을 돌아보는데 어라. 자기가 맘에 놓고있는 잘생긴 형임
수증기 그 귀여운 얼굴에 볼 붉어진 채로 입김 내보내면서 이거.. 같이 먹을래? 시도함. 그 말에 어린 삐약이 부끄럼도 없이 웅!! 그래도 돼? 하고 바로 옆에 찰싹 붙어옴. 어머니. 수증기 잔뜩 긴장해서 삐약이 손에 포장지 좀 뜯어다가 슈붕 하나 호호 불어 쥐어줌. 삐약이 벙어리장갑 낀 손으로 덥석 받아서는 원래 평소라면 꼬리부터 먹어 버릇해왔는데 형아 입으로 불어준 주둥이부터 덥석 물어버림. 아뜨뜨거- 하면서 입에서 김 폴폴 나오는거 지켜보면서 수증기도 팥붕 하나 입에 물고.
둘이 최대한 천천히 아주 오래오래 걸으면서 달팽이 걸음으로 시장 골목 지나가면 좋겠다. 가는 길에 눈도 떨어져서 삐약이 우와 첫눈이다!! 하고 아주 신이나고 코 끝에 눈송이 떨어진거 수증기가 손끝으로 닦아줬다가 아차. 내 손 차가운데. 하고 후회하자마자 삐약이가 형아 손이 너무 차갑다면서 자기 손바닥 감싸줌 그날로 수증기는 평생 원망했던 수족냉증을 축복받은 운명으로 여기게 됨
퀸퀺 메이로저 수증기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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