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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나무 떨듯이 떠는 티라노와 토끼앱에서 작성
ㅇㅇ
24-03-26 14:01
“아짜증나...”
추워서 짜증난게 아니라고, 케니 맥클레런! 라고 소리를 지르고싶었지만 테리는 지금 참는중이다. 잠깐 분 바람에 스읍- 한걸 보고 추워? 하며 차 뒷좌석으로 달려가 제 패딩을 가져오는 토끼를 보며 테리는 이를 바득 갈았다.
“질투에 사시나무 떨듯히 떠는 이 남자친구는 안 보인다 이거지?”
이상하게 케니는 눈치가 없을 때 없고, 있을 때는 있었다. 이런건 죽어도 모르는 케니에 테리는 양손에 쥐인 믹스커피잔을 더 세게 쥐었다.
“테리. 춥지, 빨리 입어!”
양손에 든 믹스커피잔을 보고 케니가 직접 테리 어깨에 패딩을 걸쳤다. 케니가 테리에게 처음으로 선물한 파란색 패딩은 벌써 몇년이나 지났는데도 깔끔하게 관리가 되고 있었다. 매일 세탁소에 고급전용으로 맡기고선 비닐에 씌워 열심히 패딩을 관리하는 테리인걸 알았기에 케니가 웃었다. 테리가 흘러내린 앞머리를 입으로 휙! 불며 커피를 넘겼다. 물론 나머지 한잔도 케니의 것이었다.
“하!”
이상한 소리에 케니가 고개를 들어 맞은편의 테리를 바라보았다. 다 마신 커피잔을 힐끔 본 테리가 자연스리 가득찬 나머지 커피잔을 케니의 손에 쥐어주었다. 다마신 종이컵을 꾸기곤 휴지통에 던져넣으며 케니가 물었다. 왜? 너도 마실래? 한잔 뽑아줘? 하곤 지체없이 뒤를 도는 케니를 붙잡으며 테리가 입술을 삐죽였다.
“넌 진짜... 눈치가 드릅게 없다, 토끼야.”
최근 자신과 함께 주말마다 맛집투어를 다니며 전보다 얼굴이 동그래진, 윤기나는 피부와 함께-, 테리가 눈썹을 축 늘어뜨렸다. 그럴때마다 촉촉하고 동그란 코가 빛났고, 그건 케니가 가장 좋아하는 ‘커다란 강아지 테리’ 였다. 그 뜻은 삐진 테리였다. 정확히는..
“삐졌어?”
“허-“
“질투하는거야?”
“지일투우~?”
질투하는게 맞는데. 분명한데. 방금까지 식당에서 자신이 한 행동에는 그럴만한게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테리에게서 눈을 한시도 떼지못한 자신이었는데. 진짜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케니가 테리를 바라보았다.
사실 별거 없었다. 테리는 케니가 지나가는 어린이를 위해 문을 먼저 열어주고선 기다리는걸 보며 웃었다. 케니가 지나가는 노인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고 웃는걸 보며 테리도 같이 웃었다. 케니는 그런 사람이었고, 테리 눈에 그런 케니는 빛이 났다. 그러니 간지에 죽고 간지에 살던 이 테리 먼로가 이렇게 매일매일 질투에 떠는 쪼잔한 화신이 될 수 밖에! 뭐? 이 오빠가 질투우? 질-투-?
“너 아까 밥 먹다가 옆자리 남자한테 웃어준거 내가 모를 줄 알았어?”
“... 휴지 건네줘서 감사하다고한거 갖고 이러는거야, 지금?!”
또 시작이다, 또!
다 마신 종이컵을 꾸겨선 티라노 가슴에 퍽 던진 케니가 씩씩거리며 테리의 차로 향했다. 연애 시작 전에는 항상 절 가슴 아프게 만들던 바보같은 테리 먼로는, 어렵사리 연애를 시작하게된 그날부터 아주 시시건건 제게 태클을 걸었다. 제겐 당연한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늘어놓더니 그래서 싫다, 짜증난다며 그자리에 바위처럼 서서 뚱하니 바라보는 테리 먼로였다. 질투도 정도껏이지. 그만하라고 진짜!
“그 예쁜 얼굴로 다 꼬시고 다닐래?”
케니가 가던 걸음을 멈추곤 뒤를 돌아보았다. 씩씩거리는 하얀 토끼같은 얼굴을 향해 테리가 걸어왔다. 아 던지면 어떡해, 패딩에 묻잖아! 내가 어떻게 관리한 옷인데.. 테리가 케니보다 더 뚱한 얼굴로 토끼의 반짝거리는 코끝을 바라보았다. 아 물고싶다. 저 볼따구도, 통통한 입술도. 달짝찌근한 커피 맛이 나는 저 입 속을 전부 헤쳐놓고 싶었다. 테리가 케니의 입술을 도장찍듯 제 입술로 꾸욱 눌렀다. 예쁘긴 자기가 뭐가 예쁘냐고, 사귀기 시작하면서 아주 머리가 돌아버렸다고 꿍얼거리는 그 입술을 한번 더 꾸욱 눌러주었다. 느껴지는 커피 향에 입꼬리가 자꾸만 올라가는게 느껴졌다.
“테리, 너 진짜 사람 부끄럽게 그만해..”
지나가던 사람들이 욕해, 진짜.. 그런 말은 그냥 우리 단둘이 있을때 조용히 해주라, 응? 나 너 질투하는거 좋아해, 티라노. 근데 진짜 쪽팔리단 말이야.
네 반응이 이런데 어떻게 안할 수가 있지? 테리가 고개를 기웃거렸다. 남들 시선이 무슨 상관이냐 이거야. 찌릿 쳐다보는건 시선을 의식해서지, 사실은 질투하는 날 좋아하면서. 그래서 테리는 케니의 말을 일단은 듣는 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주 한참을 빙빙 돌다가, 한심한 삽질을 몇번이고 하다가, 그제서어 차린 정신에 케니를 겨우 잡았다. 눈물로 범벅이 된 토끼를 제 품에 안을 용기를 어떻게 낸지 이제는 생각도 안 나지만. 그런 소중한 케니를 테리는 너무나도 사랑했다.
“그렇다면 집에 도착하면 2단계. 집착을 보여주마 토끼!”
“그 전에. 아이스크림 가게로”
옛설-. 차에 시동이 걸렸다. 달짝지근한 커피보다는 고소한 우유아이스크림맛 키스를 더욱 선호하는 티라노와 토끼였다.
아니 쓰고보니 염병
슼탘 테리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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