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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처치의 경위는 오렌지빛 하늘의 꿈을 꾸는가.앱에서 작성
ㅇㅇ
24-03-25 15:07
그날의 바다는 제법 고요했기에, 나는 조용히 간밤의 꿈을 떠올렸다. 감은 눈을 뜨면 발 아래로 광활한 붉은 벌판이 드넓게 펼쳐졌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길을 걷고 또 걷노라면 어느덧 걸음은 길 한켠에 소담하니 자리한 작은 오두막까지 저를 데려간다. 낡고 오래되어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해진 놋쇠 문고리를 잡으면 기묘한 안정감이 순식간에 온몸을 장악한다. 마땅히 그래야 할 것 같은, 잊고 있었던 어딘가로 귀향한 듯한, 혹은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었던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다. 분명 생전 처음 보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꿈은 그 이상의 전진을 허락하지 않는다. 문고리를 잡은 팔은 돌처럼 굳어버리고, 들이쉰 숨은 나갈 곳을 잃은 채 폐 속을 그저 맴돌기만 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깨닫고야 만다. 그 이전의 꿈에도 이러하였음을. 이미 수십, 아니 수백 번이나 이곳에 왔었고, 매번 같은 결과를 맞이하였음을. 셀 수 없이 많은 모든 순간들이 전부 그리하였음을. 그리고 이번에도 결국 그러할 것임을.
너는 구할 수 없다. 네 손에 묻은 피고, 네게 짊어진 죄다. 달아나고 달아났으되 과거로부터 도망칠 순 없다. 머릿속의 여러 목소리가 속삭이는 가운데 문을 잡은 손아귀가 떨린다. 분명 이 문 뒤에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들어갈 수 없는가. 이미 아는 걸 다시 본다고 한들 달라질 것도 없는데, 어째서 출입을 허하지 않는가.
"그건 말이지, 얘야."
그 앎조차 거짓이기 때문이란다.
"베스?"
감았던 눈을 도로 뜨면 금발의 환영은 사라지고, 도싯의 푸른 바다가 다시금 시야를 가득 채운다. 소금기가 섞인 버석한 바람이 볼을 긁고, 어느덧 새벽 하늘이 푸르스름한 빛을 띠며 밝아진다. 미처 닿지 못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됨과 동시에 과거의 기억은 수면 아래로 자취를 감춘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저 꿈이고, 허상일 뿐이므로.
아니 시작은 하경위가 사실 카멜레온 와치 쓴 테닥인 거 보고 싶다! 였는데 이게 뭐냐....................... 밑도 끝도 없음...........
독타후 브처 테넌 도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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